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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석 이사장 “내년 건보료 1% 인상 필요”

이지현 기자I 2023.09.14 15:00:03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취임 첫 간담회
건강보험 연간 2000억원 누수…특사경 필요 강조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내년 건강보험료 인상률은 1% 정도 이뤄져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14일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건강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며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직장가입자 월급에 매기는 현재 건보료율은 7.09%다. 건보료 인상률은 2022년 1.89%, 올해 1.49%씩 상승했다. 일각에선 건보재정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흑자를 보면서 적립금이 쌓여 당장 올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은 지난해 12월 기준 23조8701억원, 약 24조원으로 사상 최대에 달했다.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이같은 상황에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지난달 2차례 회의를 열고 건보료 인상률을 정할 예정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현장에서 의학계 대표 중 일부는 1.98%를, 건보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대 인상을 제시했다. 반면 가입자 대표, 의약계 대표, 공익 대표 측은 동결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정부로서도 건보료 인상은 부담일 수밖에 없어 공익 대표로 참여한 기획재정부도 이례적으로 동결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기석 이사장은 동결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기석 이사장은 “여러 지표로 봤을 때 인상이 필요하다”며 “동결하면 적자는 뻔하다”고 지적했다.

건보료율은 기본적으로 의료기관과 약국 등 의료 공급단체들이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에 지급하는 요양 급여비용, 즉 수가(酬價)에 연동해서 움직이는데 수가가 인상된데다, 물가, 인건비 또한 인상됐다.

2017년 건보료가 동결된적이 있다. 하지만 그다음 해부터인 2018년 2.04%, 2019년 3.49%, 2020년 3.20% 등으로 급격히 상승했다. 정 이사장은 동결 시 그다음 해 인상률이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적립금 23조원은 두 달 치 지불금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공단도 여파로 5년 후에는 건강보험 기금이 모두 소진돼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정 이사장은 “아주 충격이 적은 방향으로 최소한도로 꾸준히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건보재정의 중장기적 건전화를 위해서 인상이 필요하지만, 재정 누수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를 위해선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이 공단에도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9년부터 2021년 12월까지 13년 동안 적발돼 환수가 결정된 불법개설기관 1698곳에 대한 총 환수 금액은 3조3764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환수율은 6.02%(2026억원)에 불과하다. 환산하면 하루 7억원씩 건보 재정이 사라지는 셈이다.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사라지는 병원들이 적지 않아 환수율이 낮은 것이다.

정 이사장은 “특사경 없인 연간 2000억원 정도의 건보재정 손실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아직 법안이 통과되지 않고 있다. 지출 구조 건전화를 위해선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 이사장은 “평생 보건의료분야에서 일하며 살아왔다”며 “와서 보니 개선할 게 훨신 많았다. 5100만명이 넘는 가입자, 직원 등과 소통하면서 보험료가 쓸모 있게 잘 쓰이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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