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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범죄·풍속영업 단속 등의 직무를 2018년 2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수행했던 A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불법 도박장 운영자 B씨에게 신고 내역을 흘려준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020년 3월 서울 서대문구 일대에서 순찰을 하던 중 ‘오토바이 가게에 남자 10여 명이 모여 도박을 하고 있다’는 무전 지령을 듣고, 8분 후 B씨에게 약 18초간 통화하며 해당 내용을 알려줬다. 같은 해 6월에도 A씨는 ‘노름을 해서 600만원을 잃었다’라는 무전 신고 지령을 듣고 1분 뒤 B씨에게 전화해 알린 것으로 드러났다.
A씨와 B씨 사이는 정기적으로 통화할 만큼 친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근무 시간에도 B씨가 운영하는 도박장에서 노름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도박장은 낮에는 오토바이 가게로 운영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B씨와 통화한 사실은 있으나 112신고 정보를 알려준 적은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통화 시점과 시간, 같이 순찰하던 동료 경찰관의 증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6월 범행은 B씨와 약 7초간 통화했는데 통화 시점과 시간을 고려하면 도박 신고 사실을 알려 주기 위한 것으로 의심하기 충분하다”며 “112 순찰차 근무 중 새벽 시간에 B씨에게 전화했다는 것 자체도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해하고, 수사를 방해할 위험성이 창출됐으므로 죄책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A씨가 경찰 공무원으로 특별한 실책 없이 약 33년간 근무했고, 벌금형 1회 외에는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