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IPO 첫 타자 원스토어, ‘글로벌·신사업’으로 출사표(종합)

노재웅 기자I 2021.08.23 14:40:08

토종 앱마켓에서 글로벌 멀티OS 콘텐츠 플랫폼으로
MS·텐센트·블리자드와 맞손…“2025년 매출 7000억”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가 23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비전 선포식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원스토어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SK텔레콤(017670)에서 분할한 신설투자회사 SK스퀘어의 첫 번째 기업공개(IPO) 주자인 원스토어가 글로벌 진출과 신사업 추진으로 초고속 성장을 이룰 것을 약속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텐센트·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등 글로벌 대표 ICT·게임 회사들과 손잡고 사업을 확대, 오는 2025년에는 현재보다 3배 성장한 매출 7000억원 돌파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국내외 주주 대거 유치…IPO 추진 속도

23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비전 선포식에서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원스토어가 ‘한국 모바일 안드로이드 앱마켓’을 뛰어넘어 ‘글로벌 멀티OS 콘텐츠 플랫폼’으로 비상한다”고 밝혔다.

원스토어는 SK텔레콤의 ‘T스토어’를 주축으로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네이버(035420)가 합작해 2016년 출범한 토종 앱마켓이다. 올 3월 KT, LG U+에 이어 6월에는 MS와 도이치텔레콤 투자전문회사인 DTCP가 주주로 합류하며 투자 및 협력 기반을 공고히 했다.

지난 2018년 앱마켓 수수료를 30%에서 20%로 낮추고, 자체결제를 허용하며 수수료를 5%로 내린 정책이 주효하며 이후 12분기 연속 거래액 성장을 이뤘다. 올해 연간 매출은 2000억원 초반대를 예상하고 있으며, 오는 2025년에는 매출 7000억원을 초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SKT는 지난해 9월 원스토어의 IPO를 위해 NH투자증권, KB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으며, 올 하반기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간담회에서 IPO에 대한 계획은 직접 밝히지 않았으나, 여러 수익 확대 계획과 파트너십 발표로 출사표를 대신했다.

원스토어는 지금까지 축적한 국내 사업 성장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의 경계를 허물기 위해 ‘1+3’ 전략을 앞세운다. 기존 국내 앱마켓 사업의 성장을 발판 삼아 ‘글로벌’ ‘멀티OS’ ‘신사업’을 3개 기둥으로 세워 회사를 키운다는 전략이다.

◇블리자드와 맞손…“이모탈도 원스토어에”

먼저 앱마켓 성장을 위해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임 부문에서 초대형 게임 타이틀 유치에 집중할 계획이다. 세계적인 게임 개발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모바일 사업의 장기적 성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이 불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블리자드는 이번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지난 11일 세계 1위 모바일 카드게임인 하스스톤을 구글, 애플 외 앱마켓으로는 세계 처음으로 원스토어를 선택해 출시했는데, 디아블로 지식재산권(IP)로 개발 중인 화제작 디아블로 이모탈도 원스토어에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2년 글로벌 진출, 결제수단 최대 수용

내년에는 원스토어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 이 대표는 “원스토어의 글로벌 진출은 오랜 숙원사업이었다”며 “6년간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로 준비를 마쳤으며, 클라우드 기술의 발전으로 글로벌 진출이 용이해졌다”고 했다.

최근 새롭게 주주로 참여한 MS의 애저 클라우드 기반으로 글로벌 서비스 플랫폼을 연내 구축해, 개발사들이 국내에서 출시한 빌드를 수정 없이 그대로 여러 나라에 출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진출 국가별로 신용카드나 휴대폰 결제는 물론 한국으로 치면 문화상품권처럼 선호 결제수단까지 포함한 결제수단을 최대한 다양하게 수용해서 제공하는 것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운다.

디아블로 이모탈 원스토어 출시 계획. 원스토어 제공


◇텐센트와 게임 크로스플랫폼 출시

모바일과 PC를 넘나드는 멀티 OS 추진 전략에서도 MS와 힘을 모은다. MS의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우11에서는 안드로이드 앱과 게임을 PC에서 그대로 구동할 수 있는데, MS스토어와 원스토어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나아가 클라우드와 콘솔 영역에서도 협업 모델을 모색할 계획이다.

텐센트와는 별도의 에뮬레이터(모바일 앱을 PC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 구축에 나선다. 원스토어에서 받은 모바일게임을 단 8초면 PC에서도 구동할 수 있는 크로스플레이 지원 플랫폼 ‘원게임루프’를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원게임루프는 텐센트 클라우드의 고성능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기반으로 양사가 공동 구축한 플랫폼이다. 원게임루프를 통해 원스토어 이용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모바일게임을 손쉽게 PC의 큰 화면에서 플레이할 수 있게 된다.

◇앱마켓 넘어 광고·콘텐츠로 신사업 확대

신사업으로는 스토리 콘텐츠 사업 육성에 집중한다. ‘원스토어 북스’ 브랜드는 ‘원스토리’로 변경하고, 기존 유통 사업을 넘어 콘텐츠 제작과 IP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로크미디어 인수, 예스원스튜디오 JV 투자에 이어 최근 중국 1위 웹툰 플랫폼인 콰이칸에 대한 투자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로 원스토어는 콰이칸 콘텐츠의 국내 우선 유통권을 확보했으며, 국내 콘텐츠를 콰이칸을 통해 중국시장으로 진출시키는 역할도 담당할 예정이다. 양사는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웹툰을 제작하고, 이를 영상물과 게임으로 2차제작하는 사업도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구글갑질방지법 통과는 새로운 기회”

글로벌 진출을 앞두고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구글 갑질 방지법)’의 통과는 원스토어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이 대표는 “앱마켓 시장의 반독점 상황에서 원스토어가 시장 조정자로서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받아 최근에는 국무총리 표창도 수상했다”며 “현재 국회에서 추진 중인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 통과는 원스토어 입장에서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애플 앱스토어는 iOS 월드이지만, 최근 미국의 주정부나 상원에서 애플 플랫폼에 제3자 앱마켓을 허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는 만큼 향후 상황의 변화에 맞춰 가장 먼저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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