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지난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신규 투자자들이 증시에 유입되고,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황을 보이자 증권신고서에 대한 심사를 보다 엄격히 진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최소 한 번 정도의 증권신고서 정정이 이뤄지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으며, 많게는 두 번에 걸쳐 정정 요구를 받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실제 올해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중소형 기업들뿐만이 아니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준비하는 대어들도 고평가 논란에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받았다. 이날 상장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두 차례의 정정을 거쳐 공모가를 낮췄고,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 중인 크래프톤 역시 한 차례 정정을 통해 공모가를 10% 가량 낮췄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카카오페이 역시 공모가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2일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총 1700만주 신주 모집, 주당 공모 희망가 6만3000~9만6000원을 제시했다. 특히 국내 IPO 사상 처음으로 100% 균등배정을 제시하며 ‘국민주’를 노리는 행보를 보여줬다.
다만 이 과정에서도 공모가 고평가 논란은 있었다. 미국 페이팔, 브라질 팍세구로 등 해외 핀테크·금융 플랫폼 기업들을 비교군으로 선정하고, 주가수익비율(PER) 비교 방식이 아닌 성장률 조정 기업가치 대비 매출액(EV/Sales) 방식을 사용하는 등의 방법에서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카카오뱅크와 마찬가지로 카카오페이 역시 ‘카카오’라는 플랫폼과 이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효과가 차별화 지점인 만큼 이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주장도 맞서고 있다.
한편 카카오페이가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을 받은 만큼 청약 일정 역시 미뤄질 수 있다. 이에 카카오뱅크와 일주일의 시차를 두고 이뤄지는 공모 일정에도 조정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