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올해 상반기 5억원 이상을 받은 임원은 유가증권의 4분의 1 수준에 그쳐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보수를 챙긴 경우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 이익 등 급여 외 항목이 대부분이었다. 고임금을 받는 반도체나 전자장비 기업은 늘었고 게임·소프트웨어의 경우 감소하는 등 업황과 실적에 따라 보수 책정 역시 달랐다.
◇‘대장주’ 셀트리온 5억 vs 삼성바이오 21억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스닥 시가총액 30위 중 급여를 포함한 보수총액이 5억원을 넘은 임원은 총 1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9명)보다 2명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보수총액은 약 52억원에서 84억원으로 61.5%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준을 적용한 코스피 상장사 임원은 42명으로 약 4배에 달했다. 보수총액도 약 10배인 833억원 가량이다. 인당 평균 보수 역시 코스피(19억8400만원)가 코스닥(7억6600만원)에 비해 월등하게 높았다. 코스피와 코스닥간 절대 시가총액 규모 차이가 큰 만큼 임원 보수 역시 큰 격차가 드러난 셈이다. 실제 최근 코스피 이전 이슈로 주목 받는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068270)의 경우 기성우 대표가 5억2500만원을 받는데 그쳤다. 같은 업종인 코스피 상장사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김태한 대표가 21억3400만원을 수령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 시총 30위권 중 상반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임원은 송병준 컴투스(078340) 대표다. 급여 6억원과 경영성과 등 상여 6억원 등 총 12억원을 받았다. 컴투스는 송재준 부사장 역시 9억6000만원을 받아 3위를 기록차지했다. 허태수 GS홈쇼핑(028150) 부회장은 급여(5억1200만원)와 상여(6억8300만원)를 합해 총 11억9500만원을 받아 2위를 기록했다. 이어 정현호 메디톡스(086900) 대표(9억500만원), 김규영 고영(098460) 이사(8억3300만원) 등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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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돈 만지기 어려워…실적 개선 ‘지름길’
코스닥 상장사 전체로 확대하면 상반기 5억원 이상을 받은 임원은 60명으로 집계됐다. 10위권은 모두 시가총액 30위권 밖의 기업이 차지했다. 다만 스톡옵션이나 퇴직소득이으로 얻은 금액이 대부분이었다. 통상 급여나 상여금 등을 통해서는 여간해서 큰 금액을 만지기가 쉽지 않은 셈이다.
기업 분할 후 신설회사로 옮긴 장경호 전(前) 이녹스(088390) 대표는 상반기 가장 많은 35얼8600만원을 수령했다. 다만 여기에는 퇴직금 31억4900만원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남기연 큐리언트(115180) 대표의 경우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24억4000만원 이익을 거둬 보수총액(25억9800만원)이 2위에 올랐다. 3위인 이용호 연이정보통신(090740) 고문(25억8700만원) 역시 보수에 퇴직소득 22억5000만원이 포함됐다. 지난해 회사를 에스에프에이(056190)에 매각한 박희재 전 에스엔유(080000) 대표는 퇴직소득(21억3600만원)을 포함해 총 21억5900만원을 받았다. 이재원 HB테크놀러지(078150) 사장도 보수로 21억5000만원에 스톡옵션 행사이익(19억9100만원)이 들어갔다. 케이프투자증권 경영에 참여한 김종호 케이프(064820) 회장은 대표이사 퇴임에 따른 퇴직소득(13억400만원)이 지급돼 상반기 19억5600만원을 받았다. 6월말 사임한 김준성 전 위메이드(112040) 전무도 퇴직소득과 스톡옵션 이익을 합쳐 16억1000만원을 수령했다. 권진혁 뉴트리바이오텍(222040) 대표는 2014년 6월 코스맥스비티아이와 계약에 따른 인센티브 등이 지급돼 15억900만원을 챙겼다. 김선희 매일홀딩스(005990) 전 대표이사는 회사 분할에 따른 이동으로 8억원 이상 퇴직소득이 산정돼 상반기 보수가 13억7000만원에 달했다. 최수안 엘앤에프(066970) 공동대표도 스톡옵션 행사이익이 포함돼 12억89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보면 전자장비·기기와 반도체·관련장비가 각각 7명으로 가장 많았다. 디스플레이·관련부품도 4명으로 기술관련 업체 종사자만 18명이다. 지난해 같은기간(6명)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었다. 솔브레인(036830) 주성엔지니어링(036930) 테크윙(089030) 등은 작년 상반기 5억원 이상을 받은 임원이 없었지만 올해 새로 이름을 올렸다. 업황 호조와 맞물려 실적과 기업가치가 개선되면서 상대적으로 얻은 이득도 컸던 것이다. 반면 올해 실적이 저조했던 게임·소프트웨어와 일반 소프트웨어 업종에서 5억원 이상을 받은 임원은 9명에서 5명으로 줄었다. 작년 상반기 등재됐던 닉스테크(222810) 더블유게임즈(192080) 알티캐스트(085810) 등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