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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에 반대하는 친박·보수단체 회원들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사저 앞에 속속 집결하고 있다. 특히 이날 오후 들어 박 전 대통령이 사저에 올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 사이에 무력 충돌이 빚어지는 등 격한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친박단체 500여명 사저 주변에 운집…기습 시위 벌여
박 전 대통령 사저 앞은 이른 아침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찰은 탄핵 선고일인 지난 10일부터 사저 입구에 경찰을 배치하고 청와대 관계자와 내부 시설 개보수 인원 외에 사저 출입을 철저히 제한했다.
잠잠하던 사저 앞은 오전 9시를 지나며 혼란스러워졌다. 이날 오전부터 대한민국 박사모와 엄마부대 등 친박 단체들이 자신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애국시민들 집결하라”는 집회 참여 독려 글이 퍼지며 인파가 삽시간에 늘어났다.
경찰은 오후 3시 30분부터 사저 인도 주변에 차벽을 설치하고 오후 들어 병력을 2개 중대에서 10여개 중대로 대폭 늘렸다. 경찰 관계자는 “병력에 대한 구체적인 인원을 밝힐 수 없다”면서도 “현재 주변 지역에 지원이 가능한 인원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친박·보수 단체 회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군가를 부르며 폭언과 욕설을 쏟아냈다. 이들은 경찰을 향해 “대한민국의 역사를 우리가 바로 잡겠다”며 “헌재와 국회를 반드시 해산시키겠다”며 고성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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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차벽을 앞뒤로 흔들며 욕설을 하거나 경찰에 몸싸움을 걸며 충돌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이들은 또 건물 옥상에 설치된 방송사 카메라를 향해 “당장 내려오라”며 건물로 진입하려다 경찰에 막혀 유리문 앞에서 실랑이를 벌이는 등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과의 무력충돌을 지켜본 정모(26·여)씨는 “개개인의 생각이나 의견은 존중한다”면서도 “폭력과 욕설·폭언이 난무하는 집회는 그 자체만으로 다른 사람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이르면 이날 오후 청와대를 떠나 사저로 옮긴다. 사저는 지난 10일 헌재 선고 이후 정비작업에 들어간 상태로 이날까지 고장 난 보일러 수리와 도배 공사, 가전제품 등을 실은 차량이 업무를 마치고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