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유묵 '경천' 서울역사박물관서 공개

김용운 기자I 2014.08.04 16:41:43

잠원동성당, 서울대교구에 기증
7일부터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전시

안중근 의사의 유묵인 ‘경천’은 2009년 진품의 진위와 가치를 감정하는 한 TV 프로그램에도 나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당시 감정단은 “이 작품의 가격은 100억이나 1000억 등의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안중근(1879~1910) 의사의 유묵인 ‘경천’이 교황 방한을 앞두고 일반인들에게 공개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이하 서울대교구)는 4일 서울 잠원동성당으로부터 기증받은 ‘경천’을 오는 7일부터 서울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천주교 유물전시회 ‘서소문·동소문 별곡’ 전에 전시한다고 밝혔다. 이후에는 2017년 완공 예정인 서소문 순교성지 교회사박물관에 상설전시할 계획이다.

‘경천’은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이듬해인 1910년 3월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뤼순에 있는 뤼순형무소에서 사형집행을 앞두고 일본인의 부탁을 받아 쓴 붓글씨다. 대한국인 안중근(大韓國人 安重根)이란 글씨 옆에 안 의사의 손도장이 찍혀 있으며 안 의사가 남긴 뤼순형무소에서 남긴 붓글씨 수십여점 가운데 자신의 천주교 신앙을 표현한 작품으로 전해진다. 그간 뤼순형무소장의 아들이 보관하다 1990년대 초반 공개돼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경천’은 삼중 스님의 노력으로 국내로 들어왔지만 지난 3월 서울옥션 경매에 시작가 7억원에 출품됐다. 그러나 구입을 희망하는 단체나 사람이 없어 낙찰됐고 이후 잠원동성당이 소유자인 삼중 스님에게 구입해 서울대교구에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안 의사는 만 18세 때인 1897년 황해도 청계동성당에서 도마(토마스)라는 세례명을 받고 천주교에 입교했다.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직후 성호를 긋고 “천주여, 포악한 놈을 무찌르게 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기도를 올릴 정도로 신앙심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조선교구장이었던 프랑스 출신 뮈텔 주교가 살인범이라는 이유로 안 의사의 사형 전 마지막 고백성사와 미사 요청을 거부해 신자로서 사실상 파문을 당했다. 안 의사에 대한 한국천주교회의 재평가는 광복 후 시작됐으며 2010년 안 의사 순국 100주년 미사를 정진석 추기경이 명동성당에서 집전하면서 복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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