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장성택 처형’ 이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정은은 지난 12일 장성택 처형 이후 사흘간 광폭행보를 통해 ‘현장 챙기기’와 ‘군(軍) 달래기’, ‘업적 과시’ 등의 선전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30일 장성택 숙청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진 백두산지구 삼지연군 방문 이후 2주째 공개활동이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장성택 숙청 후 처형까지 신중한 행보를 보이다가 사형 집행 후 권력기반을 공고화하기 위해 전방위 여론전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공개활동 모습 가운데 주목할 만한 점은 ‘웃고 있는’ 사진이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신문은 16일 김정은이 제313군부대 산하 8월25일수산사업소를 현지지도한 소식을 전하면서 두 개 면에 걸쳐 그가 시종일관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부각된 사진 10장을 실었다. 전날 발행한 마식령스키장 시찰 사진에도 김정은이 웃고 있는 모습이 실렸다. 장성택 처형 후 북한 당·정·군의 권부가 재편되면서 김정은 1인 지배체제가 일시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대·내외적으로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정은은 전방위적으로 군심·민심 잡기 행보를 이어가는 동시에 군의 충성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장성택 처형으로 인민군의 역할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김정은 1인 지배체제에 걸림돌이 되는 인사는 누구든지 ‘제2의 장성택’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것이다. 북한군은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 앞 광장에서 충성맹세모임을 가졌는데, 조선인민군 장병들이 김정은을 결사옹위할 것을 다짐하는 맹세모임의 모습이 조선중앙통신다 통해 보도됐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장성택 처형을 끝으로 큰 숙청은 이제 끝난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은이 추가 숙청보다는 권부 내 충성경쟁을 유도하는 모습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16일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김정일 2주기 중앙추모대회는 기일에 맞춰 17일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을 비롯해 당·정·군의 핵심인사들은 17일 오전 0시 김일성 주석과 김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한 후 오전 11시 평양체육관에서 열리는 중앙추모대회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추모대회는 장성택 처형 후 북한 권부의 새로운 실세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후 1주기 중앙추모대회는 기일 하루 전인 7월7일에 열렸지만, 2주기부터는 당일인 7월8일에 개최되고 있다”며 “김정일 추모식도 2주기부터는 사망 당일인 17일부터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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