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패널 가격, 8월 이어 9월도 고점
TV 수요 없는데 원재료값 마저 인상
수요 견조 프리미엄으로 수익성 개선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공급 과잉에 연일 떨어지던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이 회복을 넘어 고점에 다다랐다. 디스플레이업계의 생산 조절과 재고 소진에 따른 것이다. 다만 TV업체들에겐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다가와 수익성이 나빠질 위기에 놓였다. TV업계는 무리한 원가 절감 대신 수익성 높은 제품으로 패널 가격 상승분을 상쇄하겠다는 전략이다.
| [그래픽=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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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DSCC(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츠)에 따르면 이달 LCD 패널 가격은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지난달 LCD 패널 가격은 32형의 경우 38달러를 기록해 전월 대비 5.5% 상승했다. 43형은 4.7% 올라 66달러로 집계됐고 49·50형(109달러)과 55형(126달러), 65형(168달러) 가격도 각각 3.8%, 5%, 3.7% 비싸졌다. 75형은 2.5% 오른 246달러로 나타났다. DSCC는 이달 모든 면적대의 LCD 패널 가격이 8월과 같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때 LCD 패널 가격은 32형을 제외한 전 면적대가 100달러를 넘을 정도로 비쌌다. 2021년 7월 정점을 찍은 LCD값은 경기 불황에 과잉 공급으로 가격이 줄곧 하락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9월 바닥을 쳤다. 당시 32형 가격은 26달러에 그쳤고 55형도 82달러에 머물렀다. 75형은 200달러를 겨우 지켰다. 그러나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생산 조절과 재고 소진 등으로 LCD 가격이 점점 회복했다.
TV업체들로선 고민이 커졌다. 불경기로 소비 심리가 나쁜 상황인데 원재료인 LCD 패널 가격도 오르면서 수익성이 악화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TV는 소비자들이 가격 변화에 민감해 원재료 가격 인상분을 최종제품 가격에 반영하기도 어렵다.
TV업계 한 관계자는 “LCD 가격 인상은 세트업체에 좋은 일은 아니다”라며 “프로모션을 줄이는 등 원재료 외에 다른 데에서 비용 절감 방안을 찾아야 하지만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 프로모션을 대폭 줄이기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 삼성전자 98형 Neo QLED 8K.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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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TV업체들은 불황에도 수요가 견조한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수익성 방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005930)는 LCD 기반의 QLED(퀀텀닷발광다이오드) TV와 이를 개선한 네오(Neo) QLED TV를 앞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초대형 프리미엄 수요를 잡기 위해 지난달 98형 네오 QLED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LG전자(066570)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중심으로 TV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으나 LCD TV도 놓치지 않고 있다. QD(양자점)와 나노셀 기술을 동시에 활용하는 프리미엄 QNED(퀀텀닷나노발광다이오드) TV를 2021년 출시한 데 이어 현재까지 6개 시리즈와 22종의 라인업을 구축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TV 시장은 LCD 기판 제품이 대부분인 만큼 LCD 가격 향방에 따라 분기 사업 실적이 갈린다”며 “프리미엄 제품을 최대한 판매해 수익성을 보전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 LG전자 QNED TV. (사진=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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