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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5도 55년만에 야간조업 허용…여의도 84배 새어장 열려(종합)

조진영 기자I 2019.02.20 11:54:35

"평화가 곧 경제임을 확인시키는 계기"
어장 면적 15% 늘려…"소득증대 기대"
"남북 긴장 남아있어 전면실시는 아직"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해수부에서 1964년 이후 금지됐던 야간조업을 55년만에 일출 전, 일몰 후 각각 30분씩 1시간 허용하고 어장도 확대하는 ‘서해5도 어장 확장 및 조업규제 개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정부가 1964년 이후 금지했던 서해 5도(백령도·연평도·대청도·소청도·우도) 야간조업을 55년만에 허용하기로 했다. 조업 범위도 크게 넓어진다.

다만 야간조업 시간과 조업 범위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서해상에서 남북의 긴장관계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해군과 해경 경비함정을 추가로 배치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속적으로 조업범위를 넓혀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서해 5도 어장확장 및 조업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그는 “서해 5도 어장을 현행 1614㎢에서 245㎢ 늘어난 1859㎢까지 확장한다”며 “1964년부터 금지되었던 야간조업도 55년 만에 일출 전, 일몰 후 각 30분씩 1시간 허용한다”고 했다.

어장 확장 내역을 구체적으로 보면 연평어장은 815㎢에서 905㎢로 90㎢(동측 46.58㎢, 서측 43.73㎢) 늘어난다. B어장 동측 수역에 154.55㎢ 면적의 새로운 D어장이 신설된다. 이번에 확장된 총규모 245㎢는 기존 어장면적의 약 15.2% 넓이로 여의도 면적(2.9㎢)의 84배에 달한다. 1992년 280㎢를 확장한 이후 10차례 어장 확장 중 최대 규모다.

김 장관은 “긴장의 바다였던 서해 5도가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9.19 군사합의 등을 통해 평화의 바다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장확장을 통해 어획량이 10% 이상 늘어나 서해 5도 어업인의 수익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평화가 곧 경제임을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해수부는 어민들이 이번에 확장하는 어장에서 4월 1일부터 조업을 할 수 있도록 어선안전조업규정을 3월 중 개정할 계획이다. 어장관리와 조업지도는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수행하고 경비는 현재와 같이 해군과 해경이 맡는다.

김 장관은 “서해 5도 어업인들은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계기로 서해 5도에 진정한 평화가 오고 그 평화를 토대로 자유로운 어업활동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해수부는 어장이 큰 폭으로 넓어지고 어업시간도 연장됐지만 아직 어민들이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닌 만큼 여건이 조성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어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해 5도 어민들은 그동안 어장확장과 규제 완화 등을 요구해왔다. 김 장관은 지난해 9월 남북정상회담 직후 “서해 5도 접경수역에서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면 그동안 어업인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각종 규제 완화도 국방부와 적극 협의해 나가고자 한다”고 약속했다. 앞서 해수부는 서해5도 어업인대표, 인천시, 옹진군, 해경, 해군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회로부터 요구 사항을 취합했다.

김 장관은 “과거에 비해 긴장이 많이 완화되고 남북 간에 무력충돌이나 군사훈련도 중단하기로 했지만 평화가 완전히 정착됐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이곳은 연평해전이 발생했던 수역과 인접해 있어 섣불리 구역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김 장관은 “유사시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우리 해군 경비함정이 기동하고 우리 어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최소한의 거리를 확보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야간조업을 총 1시간 연장했는데 해군경비정과 병력의 숫자, 해경의 경비인력 등이 제한돼 한계가 있다”며 현실적인 어려움도 언급했다.

김 장관은 “향후 남북평화 정착 및 경비자원 확충 등 서해 5도의 여러 여건이 개선되면 추가적으로 어장 확장과 조업시간 연장 등을 2단계 3단계로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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