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곳간 열어라" 푸시..증시 수혜주는?

권소현 기자I 2014.07.17 16:01:36

사내유보금 활용방안 구체화
배당주 수혜는 기본..유통주·부품주도 부각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기업들의 사내유보금 활용방안도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아직 사내유보금에 과세할지, 배당이나 임금 인상 등에 사용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을 시행할지 결정된 바는 없지만 기업들이 곳간을 열면 증시도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우선 기업들이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배당주가 수혜주로 꼽힌다. 또 임금이나 투자확대에 세제혜택을 줄 경우 내수주나 대기업에 납품하는 부품주 등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는 정부가 기업들의 사내에 쌓아둔 유보금을 끌어내기 위해 초과유보금에 대해 과세하거나, 사내유보금으로 임금을 높이거나 배당을 지급하면 세금감면 혜택을 주는 방안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새 경제팀의 정책의지가 강하고 사내 유보금 활용에 대해 사회 전반적인 압력이 높아진 상황이어서 정책 시행 가능성은 높다”며 “과세보다는 세제혜택 확대를 통해 배당 증가 등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배당주 뿐만 아니라 유보율이 높은 기업 중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큰 기업이 관심 대상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롯데칠성(005300), 롯데제과(004990), 삼성전자(005930), 현대글로비스(086280), 롯데쇼핑(023530) 등이 내부유보율이 높으면서 배당확대 여력이 있는 종목으로 꼽힌다. 이들 기업은 내부유보율 1만% 이상이면서 최근 3년 평균 배당수익률은 1%를 밑돌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작년 총자본에 비해 이익잉여금과 자본잉여금이 많이 늘어난 기업 중 배당성향이 과거 평균치보다 낮은 기업을 잠재적 배당 증가기업으로 추렸다. 삼성전자(005930), 기아차(000270), 현대모비스(012330), 현대차(005380), 오리온(001800) 등 5종목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원복 현대자산운용 상무는 “워낙 한국 증시의 배당수익률이 낮아 이에 대한 압력이 높은 만큼 사내유보금 과세 여부와 상관없이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저금리 시대라는 점에서도 기본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배당주는 꾸준히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금인상이나 투자 등으로 사내유보금을 쓸 경우 세제혜택을 준다면 장기적으로 내수주에 주목해볼 만 하다.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임금인상이나 일자리 창출을 통해 가계로 흘러들어 가계 소비가 늘어날 것이고 내수주의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특히 사내유보금 활용방안을 포함해 최 부총리가 내수부양책에 힘을 쏟겠다고 밝힌 만큼 소비주들이 전반적으로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백화점, 마트, 편의점 등 유통주와 음식료, 섬유의복 등 전통적인 내수주에 관심이 쏠린다.

투자를 늘리거나 협력업체와의 이익배분 등에 유보금을 활용한다면 부품주나 장비주 등도 수혜주로 꼽을 만 하다.

김승현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소 상장사 중에 대기업 납품업체들은 처음 벤더(vender)로 선정됐을 땐 이익률이 높다가 갈수록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사내유보금 활용방안으로 이 같은 부분이 개선되면 자동차나 휴대폰 단말기, 디스플레이 부품주의 상황도 좀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유보율이 높은 기업들이 대부분 순환출자 형태를 갖추고 있는 그룹주라 배당을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배당보다는 기업 설비투자나 고용을 유발하는 쪽이 될 텐데 낙수효과를 기대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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