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 지난 12일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가 최첨단 AI 모델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촉구하고,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일론 머스크 xAI CEO가 곧바로 가세하자 AI 인프라주가 일제히 무너졌다. 컴퓨팅 장비 투자도 줄 것이란 우려에 코어위브와 램리서치 주가가 9% 넘게 급락했다.
분위기를 뒤집은 건 뮤즈의 인기였다. AI 투자 회수 우려에 시달렸던 메타 주가는 지난 21일 하루에만 11% 뛰며 10여년 만에 최고의 한 달을 향해 가고 있다. 같은 날 암(Arm)홀딩스는 17%, 인텔과 AMD는 9% 넘게 올랐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이틀간 6% 상승했다. 나스닥100지수도 6월 초 이후 처음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반면 AI 비서가 가격 비교·예약·고객 응대를 대신할 것이란 전망에 정기 결제 의존 기업들은 급락했다. 21~25일 올스테이트는 8.9%, 차터커뮤니케이션스는 12%, 플래닛피트니스는 14% 떨어졌다.
낸시 텡글러 래퍼텡글러인베스트먼트 CEO는 “지금은 시장을 움직이는 이야기(내러티브)가 2주마다 바뀌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리스 윌리엄스 웨이브캐피털매니지먼트 수석전략가도 “양방향 모두 움직임이 엄청나다. 펀더멘털(기초여건)로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투자 심리 급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초엔 중국 딥시크의 저비용 AI 모델 등장에 엔비디아 주가가 하루 만에 17% 폭락했고, 올해 초엔 앤스로픽의 새 AI 도구 출시에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부터 자산운용사까지 주가가 추락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하루 1% 이상 움직인 뒤 곧바로 반대로 1% 이상 움직인 경우는 올해만 45차례로, 이미 지난해 연간 횟수를 넘어섰다.
금리 급등에 따른 AI 개발 비용 증가, 데이터센터 반발 등도 위험 요인이다. 반도체지수는 연초부터 지난 6월 22일까지 두 배로 뛰었다가 지난 7월 29일까지 29% 급락했고, 여전히 6월 고점 대비 13% 낮다. 반도체지수를 소프트웨어 상장지수펀드(ETF)로 나눈 비율도 6월 22일 167.62에서 지난 25일 119.51로 떨어졌다.
조앤 피니 어드바이저스캐피털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성장세가 5년간 이어진다고 믿지 않더라도 엔비디아나 브로드컴 같은 기업을 보유할 수 있다.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이 정말 많이 내려왔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향후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7배 미만으로 10여년 만에 최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대니얼 필링 샌즈캐피털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종합하면 여전히 5~6월의 낙관론보다는 AI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고 진단했다. 텡글러 CEO는 이런 회의론이 시장이 건강하다는 신호라며 “피해야 할 것은 1990년대 말(닷컴버블)과 같은 도취감”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30일 장 마감 후 나오는 마이크론 실적이 AI 투자 전망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빌 만 모틀리풀자산운용 수석투자전략가는 “(AI의) 파괴 논리에 집중하기 쉬운 만큼 창출 논리에 집중하기도 쉽다. 당분간 이것이 시장의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