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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11일치 원유는 확보했지만…중동 대체할 곳 없어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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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4.26 15:21:15

유조선 21척, 3300만배럴 싣고 日향하는 중
절반 이상 미국산…급구했지만 기간·운임 등 부담
5~6월 비축유 추가 방출…전쟁 장기화시 고갈 우려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에 대비해 11일치 원유를 확보, 단기적으로는 숨통을 틔웠다. 다만 중동을 대체할 공급처를 찾기 어려워 장기 차질 우려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사진=AFP)
26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라쿠텐증권 경제연구소의 니시 유타로 글로벌 애널리스트가 선박 정보 등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현재 일본을 향해 항해 중인 유조선은 총 21척으로 약 3300만배럴의 원유를 싣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일본 국내 소비량(하루 300만배럴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1일치에 해당한다.

절반 이상은 미국산이다. 사우디아라비아 홍해 쪽 얀부항,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항 등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는 경로로 중동산 원유 일부도 일본을 향하고 있다. 해상에서 일본행 원유로 환적된 유조선도 있다. 니시 애널리스트는 현재 속도로 대체 조달이 이어진다면 “일본의 석유 공급은 2027년 3월까지 유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앞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 24일 관계각료회의에서 “해를 넘겨서까지 석유의 안정 공급에는 윤곽이 잡혀 있다”고 밝혔다. 또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하지 않는 대체 조달을 통해 다음달 전년대비 약 60% 물량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비축유 방출 한 달째를 맞이한 일본 정부는 다음달 1일 이후 비축유 20일치를 추가 방출할 계획이다. 6월에는 20일치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산업성은 정유사들의 조달 상황을 보며 매월 방출량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며, 비축유를 줄여가며 버티는 ‘외줄타기’ 상황은 변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 정부와 정유사 등 민간기업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는 원유 대체 조달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제시한 대체 조달 전망에는 아직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물량도 포함돼 있어서다.

니시 애널리스트는 “현재 확보된 원유 상당수가 단발성 스폿(현물) 계약에 기반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장기 계약은 조건 협상에 반년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국제유가의 추가 급등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산유국 입장에서는 단기 계약 쪽이 이득이 크다. 즉 일본 입장에선 그만큼 더 비싸게 사야 한다는 얘기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이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 불확실성을 가중시킨다. 에너지경제사회연구소의 마쓰오 고 대표는 “푸자이라항 등에 이란 측의 대대적인 공격이 가해지면 공급 혼란 위험이 있다. 일본이 안정적으로 살 수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체 조달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부족분은 비축유 방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일본종합연구소의 도가노 유키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혼란이 장기화하며 내년 이후로 이어질 경우 “비축분이 고갈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만약 미국과 이란의 전투가 재개돼 중동 각국의 석유 관련 시설에 피해가 확산되면 15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90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에서의 조달은 거리도 장애 요인이다. 일본까지의 항해 일수는 중동이 20일 가량인 데 비해 미국은 희망봉을 경유하면 50일, 파나마 운하를 거쳐도 30일 가량 소요된다. 일본 자원에너지청 간부는 “중동은 어느 곳보다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할 수 있고 거리도 가깝다. 중동을 대체할 곳은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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