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용인세브란스 정신과 교수 "슬립큐로 불면증 사각지대 해결"[전문가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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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요 기자I 2026.03.03 08:21:02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지난 2020년 문을 연 용인세브란스병원은 디지털 전환에 주력하고 있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디지털의료산업센터를 세우고 혁신 인프라 도입에 앞장 섰다. 이 일환으로 용인세브란스병원은 디지털치료기기(DTx) 처방 또한 활발히 나서고 있다. 인지행동개선이 치료의 주요 포인트인 정신건강의학과에서 특히 많이 관여하는 영역으로 여겨진다.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는 웰트가 개발하고 한독(002390)이 유통을 맡고 있는 불면증 치료앱 슬립큐를 가장 많이 처방하는 박진영 용인세브란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만나 관련 산업 현황에 대해 들었다.

박진영 용인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사진=한독)




인지행동치료 활용 디지털치료기기 다수

박진영 교수는 연세대 의대에서 학·석·박사를 졸업했다. 박 교수는 용인세브란스병원의 디지털의료산업센터 소장을 7년째 맡고 있다. 박 교수는 디지털메딕이라는 회사를 교원 창업할 정도로 다년간 디지털치료기기 영역에서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쌓아왔다.

그는 "의료현장에서 언제나 인력은 부족하다. 하필 용인세브란스병원은 개원하자마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맞닥뜨렸다"며 "당시 감염자가 한 명 발생하면 신세계 백화점이 문을 닫던 시절이었다. 부족한 부분을 디지털 기술로 채워보자는 내부적인 노력에서 디지털 병원, 스마트 병원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디지털치료기기(DTx) 중에는 인지행동치료를 기반으로 하는 것들이 많다. 이는 정신과 쪽에서 주록 하는 치료 기법이라 자연히 정신과에서 DTx를 처방할 일이 많다.

박 교수는 "불면증은 약물치료보다 인지행동치료를 먼저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인지행동치료를 하려면 환자와 장시간 대화를 나눠야 할 의료진이 있어야 하고 이에 대한 인건비가 나와야 한다"며 "빠르게 움직이는 대학병원에서는 불가능한 일로 여겨진다. 이를 디지털치료기기가 대신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병원 특성상 박 교수가 반나절에 만나는 환자의 수는 적게는 30명에서 많게는 50명에 달한다. 그가 매일 만나는 불면증 환자는 굉장히 많다. 단순 불면증도 있지만 불안장애, 우울장애 등 대부분 정신질환의 70%는 수면과 관련된 이슈를 동반하기에 불면증 환자군은 넓다.

박 교수는 "불안·우울·불면을 따로 얘기하지만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들면 불면증이 오고 잠을 잘 못자면 스트레스를 받는 악순환이 생긴다"며 "어느 한 곳에서 사이클을 끊어주면 회복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2023년 허가 받은 국내 2호 디지털치료기기

슬립큐는 국내 2호 디지털치료기기로 2023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지금은 허가받은 디지털치료기기들이 10호를 넘긴다. 슬립큐는 비교적 선도적으로 시장에 진입한 DTx라는 점에서 관심을 받는다.

슬립큐는 의사처방으로 스마트폰에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있는 앱으로 6주간의 프로그램을 따르는 내용으로 만들어졌다. 슬립큐는 수면 관련 가이드라인을 세워주고 매일의 피드백을 나눌 수 있다. 과거 수면 일기를 작성해 병원을 찾아 상담 받아야 했던 것에서 개선된 진료 행태로 이어진다.

다만 단순히 디지털치료기기뿐만 아니라 모든 앱이 보편적으로 2주를 넘어가면 사용량이 꺾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슬립큐 처방을 통한 환자별 치료 효과는 차이가 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치료 기간 동안 슬립큐 케어센터에서 총 3회 전화 상담을 통해 수면 기록을 확인하고 환자의 지속적인 참여를 독려한다.

그는 "디지털 리터러시(문해력)가 높고 성실한 사람들에게서 효과가 나타난다"며 "6주가 너무 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원래 인지행동치료는 8주~12주 정도 하는 것이 좋다. 사람의 습관이 바뀌는데에 2~3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며 6주도 많이 컴팩트하게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앱이 사용자에게 인지행동치료 원리를 계속해서 자각시켜준다"며 "이후 환자가 외래 진료를 와도 의료진이 포인트만 짚어줄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인지행동치료 상담시간의 제한 때문에 조기에 약물치료로 전환했던 행태에서 기존보다 체계적으로 치료가 가능해진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박 교수는 "슬립큐 처방 대상은 수면효율이 좋지 못한 사람들"이라며 "잠이 바로 오지 않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면 부족으로 다음날 실수하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사람일수록 입면이 어렵다"며 "이처럼 수면에 대해 잘못된 인지를 가졌거나 잠들지 못한채 침대에 누운 시간이 긴 사람들, 낮과 밤의 패턴이 엉킨 이들을 대상으로 슬립큐를 처방한다"고 설명했다.



한독, 올해 슬립큐 처방환자 3만명 목표

한독은 지난 2021년 디지털치료제 개발사 웰트에 30억원을 전략적투자(SI)해 지분 9.3%를 확보했다. 한독의 의약품과 시너지를 낼 만한 디지털치료제 역량을 보강하기 위한 취치로 분석된다.

한독은 불면증 치료제 상품 스틸녹스의 2024년 매출이 123억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의 2.47%를 차지했다. 지난해 3분기 스틸녹스 매출은 92억원으로 전체의 2.4% 수준을 유지했다. 한독은 이 같은 불면증 약물에 웰트의 슬립큐를 더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한독은 웰트와 보험급여, 허가된 제품의 환자접근성 향상, 판매전략 구축과 유통, 향후 제품 개발까지 긴밀히 협업하고 있다. 이 같은 협업을 위해 웰트는 서울 강남에 소재한 한독 본사 건물 14층에 입주했다.

현재 슬립큐는 종합병원 20여곳과 클리닉 60여곳에서 처방되고 있다. 한독의 전문의약품 영업조직을 통해 처방 기반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한독과 웰트는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연말까지 처방처를 2000곳, 연 3만명 처방 환자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임상시험을 제외하고 시장에서 150건가량 처방됐다. 임상시험을 포함하면 300건 정도 인체에 적용됐다. 최근 실손보험 체계에 들어간 만큼 올해부터 적극 처방 확대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슬립큐는 현재 25만원의 가격에 실손보험 처리가 가능하다.

한편 지난해 12월에는 독일에서 진행하고 있는 성인 불면증 환자 대상 슬립큐 임상시험의 첫 환자 등록을 완료했다. 해당 임상은 2026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종료 후에는 확보된 임상데이터를 바탕으로 독일 디지털 치료기기 처방급여 제도인 DiGA 등재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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