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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오리어리 라이언에어 최고경영자(CEO)는 “보잉으로부터 몇 대의 항공기를 받게 될지 아직 알 수 없다”며 “지금은 45~50대 사이를 인도받게 될 것이라는 확신도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라이언에어는 보잉의 인도 지연으로 여름철 성수기에 운항 차질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판단했다. 일부 항공편을 줄여 성수기 항공편 수용 능력이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리어리 CEO는 “40대만 확보한다면 3월 말에는 약간의 일정 감축을 발표해야 할 것”라고 말했다.
라이언에어는 당초 4월부터 시작되는 회계연도에는 2억5000만명의 승객을 수송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항공기 인도량 감소로 2억명을 수송하는데 그칠 것으로 봤다. 추가 운항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스페인 말라가와 이탈리아 시칠리아 등 여름 인기 휴향지로 향하는 노선에서 이지젯 등 다른 LCC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리어리 CEO는 보잉 경영진들이 항공기 인도 약속을 어겼다고 비판하며 변화를 거듭 촉구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에게 계속 낙관적인 약속만 하고 이를 어겼다”면서 “일주일이나 2주 후 현실은 더 나쁘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이는 보잉이 비행 중 구멍 사고 이후 737 맥스 프로그램의 책임자인 에드 클라크 부사장을 해고하고, 같은 기종의 납품 업무를 이끌던 케이티 링골드를 후임으로 임명한 뒤 나온 발언이다.
오리어리는 유나이티드항공 등 다른 항공사가 보잉의 맥스 737 10 주문을 취소할 경우 이를 인수할 뜻도 내비쳤다.
그는 “적절한 가격만 제시한다면 기꺼이 인수할 의향이 있다”며 “2027년이나 2028년에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기 인도 지연에 따른 비용 일부는 티켓 가격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여름 요금은 약 5~10% 올리고, 향후 5년 동안 평균 요금은 10~15유로 인상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보잉과 손실을 줄이기 위한 보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보잉은 항공기 인도 지연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하려 할 것”이라며 “보잉으로부터 적정 수준의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잉은 지난 21일 문제의 보잉737맥스 여객기 프로그램을 담당했던 임원을 해고했다. 지난 1월 초 알래스카항공의 보잉 737맥스9 항공기가 비행 중 ‘도어플러그’(비상구 덮개)가 뜯겨 나가는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 반만이다. 사고 이후 미 연방항공청(FAA)은 보잉 737맥스9 운항 중단 명령을 내렸으며, 보잉의 제조 및 품질 보증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나섰다. 이후 논란이 계속되고 당국의 조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FAA는 지난달 말 철저한 검사·유지보수를 거친 737맥스9 기종의 운항 재개를 허용했다.
보잉의 ‘비행 중 구멍 사고’와 관련해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조사는 계속되고 있다. NTSB는 지난 6일 내놓은 예비조사보고서를 통해 동체의 도어플러그를 고정하는 볼트 4개가 조립 시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