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조원 재산 뽐내던 中개발업자, 2년새 38조원 날아갔다

이명철 기자I 2023.08.10 14:54:48

양후이옌 회장 재산, 341억→55억달러로 급감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 헝다 회장 재산도↓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한때 아시아 여성 중 최고로 부유했던 최고경영자(CEO)의 자산이 급격히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자 그의 회사인 부동산 개발 회사 또한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에버그란데(헝다) 아파트 단지 앞을 한 중국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AFP)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양 후이옌 컨트리가든 회장의 재산(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이 정점을 기록했던 2021년 6월 341억달러(약 44조9000억원)에서 최근 55억달러(약 7조2000억원)로 84% 가량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돈으로 치면 약 2년 동안 37조7000억원 가량의 자산이 없어진 것이다.

양 회장은 아버지가 1992년 공동 설립했던 컨트리가든을 이어받으면서 사업을 진행했다. 그가 25세이던 2007년 4월 홍콩 기업공개(IPO)를 통해 16억5000만달러(약 2조2000억원)를 모집하는데 성공해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이 됐다.

양 회장의 재산이 줄어든 이유는 컨트리가든의 주가 하락 때문이다.

중국 내 주택가격 하락 등 부동산 산업이 휘청거리면서 부동산을 주업으로 하는 컨트리가든의 경영 환경도 악화됐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컨트리가든의 주가가는 60% 가량 급락했다. 특히 지난 7일에는 첫 이자 지급 시기를 놓쳤으며 30일의 유예기간 동안 지급을 하지 않으면 첫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를 맞을 수 있다.

그나마 양 회장의 재산 감소폭은 에버그란데(헝다)그룹의 창업자인 후이 카옌에 비하면 적은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후이의 재산이 2017년 420억달러(약 55조3000억원)에서 32억달러(약 4조2000억원)으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급속한 성장과 함께 부를 키웠던 부동산 재벌들은 최근 정부 차원의 부동산 규제와 경기 침체 등으로 큰 재산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한편 블룸버그는 양 회장이 지난달 약 8억2600만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의 개인 지분 중 절반 이상을 자신의 언니가 설립한 자선단체에 양도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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