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의 졸업식에 참여한 오영은(29)씨는 파란 학위복을 입은 동생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졸업식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북적거리는 졸업식이 그리웠다던 오씨는 “너무 다행이다”고 웃으며 말했다. 오씨의 아버지인 오세정(57)씨는 “(코로나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잘 졸업해서 기특하다”며 “배운 걸 활용해서 다른 사람에게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며 덕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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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서울대에서 열린 대면 학위수여식은 지난해 8월에 이어 두 번째이며, ‘실내 노마스크’ 학위수여식은 처음이다. 서울대는 2019년 8월을 마지막으로 3년 간 온라인으로 학위수여식을 진행한 바 있다. 실내마스크까지 모두 해제되면서 이날 학위수여식에 참석한 학생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벗고 웃음꽃을 피웠다. 학생들을 축하하기 위해 온 교수와 대학 관계자들도 모두 마스크를 벗고 흐뭇한 미소로 자리를 지켰다.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여러분들은 이 시대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전환기의 진정한 주인공’이라는 것을 믿는다”며 “서울대학교라는 자유로운 학문공동체에서 그동안 배우고 실천하셨던 대로 누구보다 자유롭게 사고하고 탐색하며, 정답을 찾아가는 사람이 아닌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박사학위를 받은 조현(30)씨는 “여기서 아내와 10년 동안 여기 있었는데 둘이 함께해서 힘들 때마다 잘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돌이켜보니 뜻 깊고 후련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대면으로 하니까 오랫동안 못 본 친구들과 가족들을 만나, 졸업식을 계기로 모일 수 있어서 기쁘다”고 설명했다.
학사 졸업생 이모씨는 “오랜만에 동기, 후배, 선배들 얼굴봐서 좋다”며 “이제 대학원을 가는데 열심히 연구해서 나라에 이바지 하는 사람 되고 싶다”고 미소를 보였다. 대학생활 대부분을 코로나와 함께 했다는 이모(24)씨는 “2019년에 입학해 코로나가 터지면서 2년간 캠퍼스에 거의 올 일이 없다가 이번 한 학기를 대면수업 들으면서 열심히 다녔다”며 “학교를 자주 안 와서 그런지 실감이 안났는데 이제 실감난다”고 설명했다.
이번 학위수여식에선 학사 2154명, 석사 1708명, 박사 775명 등 총 4637명이 학위를 받았다.이어 누리호 발사를 성공적으로 이끈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본부장이 축사 연사를 통해 미래를 향한 준비와 흔들리지 않은 목표의식 등 격려와 당부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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