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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르면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국가전략기술의 당기(연간)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이 대기업 기준 8%에서 15%로 올라간다. 중소기업의 경우 당기 공제율이 25%까지 올라간다. 또한 이와 별도로 올해 투자 증가분에 대해서는 국가전략기술 여부와 상관 없이 10%의 추가 공제 혜택도 주어진다.
이를 통해 반도체 등 전략 분야에서 신규 사업을 벌일 대기업은 최대 25%의 세금을 공제받을 수 있게 된다. 중소기업의 경우 투자 증가분을 포함한 최고 세액공제율이 35%로 추산된다. 정부는 이에 따라 반도체 등 분야에서 3조6000억원 이상의 추가 세부담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힘든 상황에 큰 힘” 환영
반도체 업계는 이같은 정부의 추가 세액공제안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창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환영할 일”이라며 “그간 국가에서 어려운 재정상황에도 불구하고 많이 반도체 업계를 배려해줬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반도체 업계도 투자를 늘리고 그간 원하던 일들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며 “여건이 마련됐으니 경쟁력을 확보하는 부분은 기업과 업계 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경제 복합 위기가 심화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가전략산업인 반도체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세제지원 방안을 마련해준 정부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나라 살림살이가 어려운데도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을 지원하고 반도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 준 정부의 입장을 적극 지지한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으로서 글로벌 선도기업이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이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관심이 앞으로도 지속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국가전략기술에 포함된 디스플레이 산업계 역시 환영의 뜻을 밝혔다. 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중국과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파격적인 정부의 투자 지원책은 우리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더욱 더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이번 투자지원 확대 정책으로 디스플레이 업계는 신규 설비투자 계획에 대한 투자 결정이 앞당겨지고, 설비투자 규모도 당초 계획 대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혜택까지 늘어나면서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선순환도 기대할만 하다.
안진호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반도체 산업이 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볼 때 세액공제 늘려주는 방향은 적극 환영한다”며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은 주문 끊는다는 전화 올까봐 두려워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은데 세액공제 확대를 통해 투자를 조금이라도 유도하는 것은 반도체 제조 대기업뿐 아니라 이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협회도 “디스플레이는 소부장 국산화율이 65%로 높다”며 “중소 중견기업으로의 낙수효과도 동반해 커지기 때문에 국내 산업 생태계가 더욱 튼튼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 장기적 경쟁력 확보 방안 모색해야…“이제 시작” 반응도
다만 향후 국내 반도체 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반을 닦아야 한단 과제가 남아 있다. 미국, 일본, 대만 등 반도체 패권 다툼에 나선 국가들이 정부 차원의 지원을 쏟아내고 있는 만큼 더욱 장기적이고 확실한 지원책을 통해 국내 반도체 기업을 지원할 필요가 남아 있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제혜택만으로 글로벌 환경에서 경쟁해볼 환경이 됐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며 “반도체 경쟁력 다툼에 있어서 이제 시작인 셈”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투자뿐만 아니라 인력양성, R&D 쪽에도 더 많은 정부 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또한 반도체 산업계는 반도체 공장 건설 관련 토지·용수 규제 완화 역시 요구하고 있다.
안 교수는 “한시적 추가 세액공제는 정부 입장에서 불가피한 면이 있을 것”이라며 “올해 1년 한시적으로 추가 공제하다가 향후 필요성이 있으면 기간을 늘릴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