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백원짜리가 4천원에…마스크 가격, 한달새 5배 ‘껑충’(종합)

최훈길 기자I 2020.03.03 12:00:00

통계청, 마스크 온라인 가격 1~2월 조사
1월 800원대→2월 4000원대, 품귀 현상도
농협·우체국 공적 마스크 판매에도 급등세
업계 “전략물자 지정, 공적비축제 도입해야”

서울 양천구 목동 행복한백화점에서 열린 마스크 긴급 노마진 판매 행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이명철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마스크 가격이 한 달 새 5배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공적 마스크 공급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효과는 미미했다.

3일 통계청이 오픈마켓을 포함한 KF94 방역용 마스크 온라인 판매 사이트 100여곳에 대해 자료수집시스템을 통해 마스크 가격을 조사한 결과, 지난 달 마스크 1매당 평균 가격이 4000원대로 전월(800원대)보다 5배나 증가했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1월에 코로나19 발병 이전에는 온라인 마스크 가격이 800원대 정도였는데 2월 마지막 주에는 4000원대로 높은 가격을 보였다”며 “지난달 19일 대구 등에서 확진자가 급증한 이후 온라인 가격이 급상승하고 품귀 현상이 심화됐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마스크를 올해부터 소비자물가 예비조사 품목으로 선정하고 지난 1월부터 조사 중이다. 통계청은 내달 말부터 마스크 물가를 공식적으로 공표할 예정이다. 현재는 공식 공표 전이라서 구체적인 가격 수치는 비공개로 하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여야 4당 대표와 만나 “여러 대책을 내놓았으니 오늘부터 내일 또는 모레(1일)까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스크 가격 상승·품귀 현상이 계속되자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정부 담당자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하라”고 질책했다.

하지만 당분간 마스크 대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재부 마스크 수급 태스크포스(TF)가 현장 조사에 따르면, 제조업체들은 “인력이 부족해 생산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고 외국인 노동자 의존도가 높아 인력을 확보하는 데 애로가 있다”고 토로했다. 기재부는 현재 국내에서 하루에 생산 가능한 물량을 최대 1000만장 가량으로 보고 있다. 이는 한국 총인구 5170만명의 19%에 그치는 수준이다.

공적 마스크 효과도 현재까지는 미미한 수준이다. 정부는 전국 우체국, 농협, 하나로마트, 약국 등 공적판매처를 통해 마스크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 과장은 “2월29일 공적 마스크 판매 이후 가격이 3000원대로 하락했지만 1월보다 4배나 높은 수준”이라며 “앞으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정부가 현장 애로를 살필 것으로 당부했다. 마스크 생산업체 파인텍 관계자는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을 지난 2일 만나 “초과근무 지속에 따른 과로, 초·중·고 개학 연기로 육아부담 증가 등 생산 인력의 운영 어려움이 점차 가중되고 있다”며 “앞으로 생산 시설을 대폭 증설할 계획이지만 증설 이후 급격한 수요 감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마스크 등 재해 관련 물품의 전략물자 지정, 공적비축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전략물자로 지정되고 공적비축제가 도입되면 수요가 줄더라도 제조업체가 국가에 안정적으로 마스크를 공급할 수 있다.

김 차관은 “마스크 수급 문제가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적극 현장을 점검하고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겠다”며 “극심한 수급 어려움을 조속히 안정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대책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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