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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만에 야생으로 돌아가는 따오기…22일 우포늪서 첫 방사

박일경 기자I 2019.05.21 12:14:03

1979년 DMZ서 발견 후 자취 감춰…사냥·농약살포 등에 멸종
창녕서 40마리 방사…멸종위기종·천연기념물 따오기 ‘복원 성공’ 10년 만에 자연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제198호인 따오기가 경남 창녕 따오기복원센터에서 야생 방사를 대비해 먹이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환경부)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 따옥 따옥 소리…, 잡힐 듯이 잡힐 듯이 잡히지 않는 따옥 따옥 따옥 소리” 동요가 있을 만큼 흔했지만 40년 전에 멸종된 따오기. 오는 22일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제198호인 따오기가 경남 창녕 따오기복원센터에서 처음으로 야생에 방사된다. 이번 따오기 첫 야생 방사는 지난 1979년 멸종 이후 40년, 복원 10년 만에 이뤄진다.

환경부는 21일 “해양수산부·경상남도·창녕군과 함께 22일 경남 창녕군 우포늪생태관 일대에서 ‘2019년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 및 세계 습지의 날’ 공동 기념행사를 개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새목 저어샛과인 따오기는 관련 동요가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는 새였다. 키는 약 75~78㎝로 날개를 펼치면 길이가 150~160㎝에 달한다. 따오기는 동북아시아 전역에 분포한다. 1860년 무렵에는 우리나라에 많은 따오기가 분포한다는 기록이 있다. 1913년에는 서울 북부 지역에서 50마리의 따오기 무리가 발견되기도 했다.

하지만 1979년 비무장지대(DMZ)에서 사진이 찍힌 뒤로 야생 따오기는 국내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이준희 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은 “따오기는 행동이 비교적 느린 데다 주로 사람이 사는 곳 주변에 서식해 사냥으로 쉽게 희생됐다”며 “이런 남획과 농약 등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 먹이 감소 등으로 멸종했다”고 설명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제198호인 따오기가 경남 창녕 따오기복원센터에서 야생 방사를 대비해 비행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환경부)


방사 방법은 따오기에게 최대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따오기복원센터 야생적응훈련장의 출입문이 열리면 따오기가 야생과 훈련장을 오가다가 스스로 자연으로 나가도록 하는 ‘연방사(Soft-release)’ 방식으로 진행한다.

일본이 지난 2008년부터 지금까지 19차례 따오기를 방사한 결과 3년간 생존율이 40% 수준에 그쳤다는 외국 사례를 참조해 생존율을 높이고자 ‘연방사’ 방식이 채택됐다. 따오기가 3개월간 훈련하고 있는 야생적응훈련장 출입문을 개방해 따오기가 야생과 훈련장을 오갈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는 상자에 1마리씩 넣었다가 상자 문을 열어서 나가게 하는 ‘경방사’보다 따오기에 스트레스를 덜 줄 것으로 기대된다.

따오기복원센터에는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100여명만 출입하고 따오기가 압박을 받지 않게 훈련장 출입문 옆으로 물러나 조용히 대기하는 등 사전에 따오기 방사 시 행동 요령을 전달받게 된다.

이번에 방사하는 따오기는 총 40마리다. 1979년 멸종된 지 40년 만에 방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40마리의 따오기는 최근 3개월간 야생적응훈련장에서 비행, 대인·대물 적응, 먹이 섭취, 울음소리 적응 훈련 등을 받았다.

창녕군은 방사될 따오기에 위치추적기(GPS)와 가락지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위치를 파악할 예정이다. 아울러 연구자, 자원봉사자 등 80여 명이 매일 따오기를 관찰할 계획이다. 따오기가 질병에 걸리거나 다치면 올해 12월 창녕에 마련되는 천연기념물구조·치료센터에서 치료할 방침이다.

위치추적기(GPS)와 가락지를 부착한 채 경남 창녕 따오기복원센터에서 먹이 훈련을 하고 있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제198호인 따오기. (사진=환경부)


2008년 한중 정상회담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따오기 한 쌍을 기증하면서 복원 노력이 시작됐다. 창녕군은 2009년까지 1년간 중국 사육사로부터 기술을 전수해 독자적인 증식 기술을 개발했다.

2013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수컷 두 마리를 추가로 기증한 것을 계기로 복원 시도가 본격화했다. 창녕 우포 따오기복원센터가 증식 복원에 헌신한 결과 따오기들은 현재 363마리로 늘어났다. 그동안 국내에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 따오기복원센터 직원이 24시간 따오기를 지키는 등 지극 정성을 다했다고 한다.

따오기는 동북아시아 지역을 이동하며 서식하는 철새다. 따라서 중국에서 기증받은 따오기가 멸종된 한국 고유종과 유전적으로 다르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4마리 교배를 거쳐 363마리로 늘어났기 때문에 유전적 다양성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이번 따오기 첫 야생 방사를 축하하기 위해 국내 내빈뿐만 아니라 꾸어펑 부산주재 중국 총영사, 이와키리 히데오 일본 센다이시 시장 등 중국과 일본의 고위공무원 및 전문가들도 참석한다.

야생 방사를 계기로 한·중·일 따오기 국제 학술토론회(심포지엄)가 경남 창녕군 부곡 레인보우호텔에서 오는 23일 열린다. 이 학술토론회에는 한·중·일 정부, 지방자치단체, 전문가들이 모여 각국의 정책과 기술 등을 교류할 예정이다.

경남 창녕 따오기복원센터에서 오는 22일 야생 방사를 대비해 비행 훈련을 하고 있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제198호인 따오기. (사진=환경부)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은 1993년 유엔 총회에서 생물다양성 협약 발효일로 제정하면서 시작됐으며 올해로 26주년을 맞이했다. 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정부 차원에서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격년으로 습지의 날과 공동으로 기념하는 해이다.

환경부는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5월을 ‘생물다양성의 달’로 정하고 정부혁신 과제인 국민참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이번 기념행사와 연계해 주간별로 생물다양성(5월 20~26일), 습지(5월 13~19일), 철새(5월 6~12일), 생태관광(5월 6~26일)을 주제로 대국민 참여 행사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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