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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운전자, 사고 낼 위험↑…오조작 방지 장치 확대해야"

하상렬 기자I 2025.04.10 12:00:00

소비자원, 고령운전자 인식조사 및 주행시험
고령운전자 60.7%, 교통사고 위험 높다고 인식
돌발상황 시 반응 속도 1초 이상 늦기도
"패달 오조작 방지 장치 등 안전보조 차량 확대 필요"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최근 들어 고령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고령운전자가 교통사고를 낼 위험이 크다는 인식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령운전자들은 돌발상황 때 비고령운전자에 비해 많게는 1초 이상 반응이 늦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지난 2월 19일 낮 12시30분쯤 대구 달서구 장기동의 한 도로를 달리던 차량이 전봇대를 들이받고 뒤집혔다. 이 사고로 운전자 A(74)씨가 타박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진=대구 달서소방서 제공)


한국소비자원은 10일 65세 이상 고령운전자 300명을 대상으로 교통안전 인식을 조사하고, 고령·비고령운전자 각각 17명에 대해 시내 도로 주행 시뮬레이션 시험을 실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교통안전 인식 조사 결과 응답자 300명 중 182명(60.7%)은 고령운전자가 비고령운전자에 비해 교통사고를 낼 위험이 더 크다고 인식했다. 그 이유로 ‘판단력이나 반응속도 저하’를 꼽은 응답(중복응답)이 95.6%로 가장 많았다.

도로주행 시뮬레이션 시험 결과 선행 차량 급정거 상황에서 고령운전자(3.56초)는 비고령운전자(3.09초)에 비해 0.47초 늦게 반응했다. 불법주차 차량으로 시야가 제한된 상황에서 어린이가 갑자기 튀어나와 횡단하는 상황에서는 고령자(2.28초)가 비고령자(1.20초)보다 1.08초 늦게 반응했다.

소비자원은 도심 일반도로 제한속도인 시속 50km로 주행하는 차량의 운전자가 돌발상황에서 브레이크를 1초 늦게 사용하면 약 14km를 더 주행하고 브레이크가 작동되는 만큼, 교통사고를 유발할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료=소비자원


소비자원은 고령자의 운전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설치된 차량 제조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고령운전자는 비고령운전자에 비해 신체 반응이 늦기에 도로 위 돌발 상황에서 당황해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혼동할 수 있다”며 “이때 급히 정지하기 위해 페달을 강하게 밟는 주행행태가 나타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 우리나라는 고령운전자의 느린 반응속도로 인한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자동차에 비상자동제동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장착된 차량은 극히 제한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고령자와 같이 안전운전에 도움이 필요한 운전자를 위해 비상자동제동장치와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설치된 차량을 ‘사포카’로 인증하고 보급을 장려하고 있다.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는 차량에 기본 설치되지 않았어도 애프터마켓을 통해 부품을 구입해 사후 장착이 가능하다.

소비자원은 관계부처와 이번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고령자 보호를 위해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설치된 차량의 제조 확대 방안 마련과 차량 안전 기술 및 교통안전에 대한 교육 강화를 건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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