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은 감염병 위기경보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독일·스페인·영국·포르투갈·프랑스 등 5개 빈발 국가에 대한 입국시 발열 기준(37.5→37.3℃)을 강화하기로 했다. 유럽·북미·호주 등 27개국에 대해선 다음달 1일부터 연말까지 6개월간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원숭이두창도 국내 추가 확산 우려가 커지며, 감염 위험이나 증상, 치명률, 치료제 및 백신 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
원숭이두창은 1958년 연구를 위해 사육하던 원숭이들에서 처음 발견됐고, 이후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처음 사람 감염이 보고됐다. 치명률은 3~6% 수준이며, 풍토병 지역에선 서아프리카 1%, 중앙아프리카 10~11% 가량이다. 그러나 이번 유행에선 지난달 7일 첫 환자 발생한 이후 나이지리아에서 1명이 숨졌지만, 아프리카 외 지역에선 사망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원숭이두창의 감염 경로는 △‘동물→사람’ △‘사람→사람’ △‘감염된 환경→사람 간 접촉’ 등이다. 현재까지는 쥐와 같은 설치류가 주 감염 매개체로 지목되고 있으며, 주로 유증상 감염환자와의 밀접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영국과 미국 등에서 동성애 남성의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환자와의 접촉에 의한 감염으로 성적 지향과는 연관성이 없다. 또 비말(침방울)을 통한 호흡기 전파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방역당국은 접촉 단계를 △고위험 △중위험 △저위험 등 3단계로 구분, 고위험만 21일간 자가격리를 시행할 계획이다.
고위험은 감염 환자의 혈액 또는 체액(타액, 소변, 구토물 등) 등이 피부 상처 또는 점막을 통해 직접 접촉한 경우다. 또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으로 오염된 옷, 침구류, 의료기구 등이 점막, 피부 상처 등에 접촉한 경우도 해당된다. 확진자가 머문 공간을 청소시 먼지 또는 비말을 흡입하거나 점막에 노출된 경우, 전염기간에 확진자와 하루 이상 장소를 공유한 경우 등도 있다. 환자와의 접촉이 아니더라도 감염된 원숭이, 다람쥐 등 동물과의 직접 접촉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원숭이두창의 증상은 발열과 발진, 두통, 근육통, 허리 통증, 무기력감, 림프절 부종 등이 있다. 발진은 일반적으로 발열 후 1~3일 이내 시작하며 얼굴, 손바닥, 발바닥에 집중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간혹 입이나 생식기, 안구 등에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런 발진 등 증상은 약 2~4주 지속 될 수 있다.
|
원숭이두창은 해외 출입국 관리를 통한 국내 유입 차단이 어려운 부분도 있다. 잠복기가 최대 3주(21일)로 길고, 무증상 단계에선 유전자증폭(PCR) 검사로 감염 여부를 판정이 어려운 탓이다. 이에 방역당국은 코로나19와 달리 원숭이두창은 무증상자에 대한 입국 전·후 PCR 검사를 시행하지 않을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원숭이두창은 아프리카 외에 사망자가 없고 대부분 경증으로 치유된다”며 “밀접 접촉 후에도 3세대 백신을 접종하면 발병해도 증상이 약화되고, 공기 전파는 거의 안된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