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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도 도왔다"…64㎞ 탱크 행렬 막은 '드론'의 공격

이선영 기자I 2022.03.30 14:34:54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향하던 러시아군 탱크 행렬이 64㎞나 늘어선 채 대기만 하는 모습이 공개돼 다양한 추측이 나온 가운데, 이들을 막아선 건 우크라이나군의 소규모 ‘드론 부대’라는 주장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지는 항공 정찰부대 ‘아에로로즈비드카’ 사령관인 야로슬라프 혼차르 중령이 이달 초 키이우 인근 이반키우에서 드론을 활용한 심야 매복 공격으로 러시아군 차량 행렬의 진군을 막았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서북부 지역에서 이동하는 러시아 지상군의 전투와 보급 차량 행렬을 인공위성에서 촬영한 사진. (사진=AP 연합뉴스)
매복 작전은 아에로로즈비드카 소속 드론 조종사와 특수 부대 대원 등 30명이 팀을 꾸려 수행됐다. 특수 부대원들은 산악용 사륜 오토바이를 타고 산길을 달려 러시아군 행렬을 따라잡은 뒤 선두의 군사 장비를 파괴해 러시아군을 무력화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혼차르 사령관은 “이 작은 부대가 한밤중 러시아군 행렬 선두에 있는 차량 2~3대를 파괴했다”며 “러시아군은 그 자리에 갇힌 채 이틀을 더 보내 (부대원들이) 많은 차량을 파괴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군은 작은 부대로 나눠 키이우 진격을 시도했으나 이 부대가 러시아군의 보급통을 공격해 러시아군의 진격 능력이 손상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초기 러시아군은 난방도 연료도 폭탄도 없이 옴짝달싹 못 했다”며 “이 모든 일은 우리 부대 30명이 했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혼차르 사령관의 주장이 사실인지 입증할 순 없지만 미국 국방성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반키우 인근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이 러시아군의 행렬을 멈춰 세우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해당 부대는 첨단 기술전문가 및 드론 애호가들로 구성됐으며 주력 장비는 1.5㎏짜리 폭탄을 투하할 수 있는 드론이다. 이 드론엔 야간투시경, 저격소총, 원격폭파 지뢰 등의 기능이 장착됐다.

직접 개발한 드론 ‘델타’를 이동시켜 폭발물을 투하하고 첨단 광학 센서를 활용해 적군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포착하는 임무를 주로 수행하며 데이터 수집에는 일론 머스크가 지원한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러시아군은 지난달 28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쪽에 있는 도시 체르니히우를 향해 전체 길이가 64㎞에 달하는 차량 행렬을 이끌고 남하했다. 이 행렬은 키이우 도심에서 약 27㎞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했으나 지난 2일 속도를 내지 못하고 거의 멈춰 선 상태를 보였다.

당시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은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연료 및 식량 보급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정체 이유를 추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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