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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뀐 판결, 규제환경도 콘텐츠 투자 강제..미디어 업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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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기자I 2017.08.21 13:56:37

종편 투자의무 불이행 행정소송, 3년 새 판결 바뀌어
지상파UHD, 유료방송 재승인 때 콘텐츠 투자의무 이행도 강화될 듯
광고 쓸어 가는 유튜브 등 외국계 업체 역차별 해소 여론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법원이 콘텐츠 투자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종합편성채널(TV조선·JTBC·채널A) 3개사에 과징금을 부과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처분은 정당하다고 최근 판결했다.

이는 2014년 8월, 비슷한 소송에서 종편4사 손을 들어줬던 법원 판단과 180도 바뀐 것이다.

미디어 업계는 재판부마다 사안별로 다른 결정을 할 수 있다면서도, 이번 판결이 콘텐츠 생태계 발전을 위해 방송사에 투자 의무나 상생 계약을 강조하는 새 정부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종편뿐 아니라 UHD 주파수를 받아 갔을 때 투자 계획을 써 낸 지상파 방송사, IPTV 등 유료방송 재승인 때도 콘텐츠 투자를 강제하는 정책 방향이 재확인됐다는 평가다.

3년 새 뒤바뀐 법원 판결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국현)는 TV조선·JTBC·채널A 등이 방통위를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방통위는 2014년 3월 ‘연도별 콘텐츠 투자계획을 성실히 준수하겠다’는 조건으로 재승인을 받았는데, 실제로는 TV조선이 당초 투자 계획의 95.1%(459억원), JTBC는 72.8%(1174억원), 채널A는 81.3%(505억원)만 집행해 방통위는 각 사에 4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종편 3사가 과징금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낸 것이다.

법원은 “콘텐츠 투자 사업을 이행하는 건 재승인 조건의 핵심이고 반드시 준수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라며, 종편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2014년 8월 서울행정법원 제7부(부장판사 정형식)는 MBN을 포함한 종편4사가 방통위를 상대로 낸 과징금부과처분 취소청구소송에서 전혀 다른 판결을 냈다. 방통위는 당시에도 종편들이 사업계획을 지키지 않았다며 각 사에 과징금 3750만원을 부과했지만 낼 필요 없다는 판결이 나온 것이다.

방통위는 당시 종편에 2012년과 2013년도 계획한 투자금을 이행하고, 2013년 재방비율을 준수해 승인조건 중 위반한 사항을 시정하라고 명령했으나 종편 4사가 이행하지 않자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종편 4사는 재방비율이 초과된 이후 재방비율을 준수하라고 명령한 것은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

법원은 당시 “시정명령은 과거의 위반 행위로 현재까지 존재하는 위법 상태를 제거하는 게 목적인 만큼 이행 불가능한 시정명령은 무효”라고 밝혔다.

◇지상파 UHD ·유료방송 콘텐츠 투자 의무 이행도 강화될 듯


5월 31일부터 수도권에서 지상파 초고화질(UHD) 본방송이 시작됐지만 체감하기 어려운 가운데, 지상파 방송사들이 UHD 콘텐츠 편성비율이나 투자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다.

옛 미래창조과학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2015년 12월 공동 발표한 ‘지상파 UHD 도입 정책’ 자료를 보면, 지상파는 2017년 편성 비율은 5%이지만 2020년 25%, 2027년 100%로 단계적으로 늘려가야 한다.

또한 지상파방송사는 UHD 방송을 위해 2016년부터 2027년까지 총 6조7902억원을 투자해야 하며, 이 중 UHD 콘텐츠에 투입되는 금액은 5조8298억원에 달한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재원이 마련되지 않는 한 달성하기 어려운 계획이다.

▲지상파 방송사의 UHD 의무 편성 비율. 방통위 제공


유료방송인 IPTV와 케이블TV 업계도 콘텐츠 투자 문제가 화두다. 인수합병이 불허됐지만, 지난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추진 과정에서 이미 정부는 유료방송 재승인 때 콘텐츠 구매 비용과 콘텐츠 투자를 발라내 꼼꼼히 들여다보고 평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는 미디어 사업을 하는데 드는 당연한 비용인 콘텐츠 구매 비용을 마치 콘텐츠 투자금액인양 홍보해 온 측면도 있었기 때문이다.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독립제작사와의 상생이나 콘텐츠 투자 강제는 국내 미디어 산업이 발전하는 데 필요하나, 국내 광고를 쓸어가는 유튜브의 방송 프로그램 저작권 침해 같은 외국계 사업자의 불공정 행위에는 눈감은 채 규제하기 쉬운 국내 기업들만 옥죄는 것은 또 다른 차별”이라고 말했다.

▲2012년 기준 SK브로드밴드의 가입자 예상과 콘텐츠 수급 계획 및 실적. 과기정통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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