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도박에 눈 돌리는 '조폭'…올해 2812명 검거

이승현 기자I 2016.11.22 12:03:02

警, 조폭·동네조폭 집중단속해 총 8760명 검거·1755명 구속
'갈취·폭력' 비중 줄고 '사행성 영업' 늘어…"새로운 자금원"
영세상인 괴롭히는 동네조폭, '상습범행'이 특성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울산지방경찰청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중국 등에 서버를 두고 해외 축구와 농구경기를 대상으로 판돈 1000억원대의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익산 배차장파 행동대원 강모(31)씨 등 조폭 43명과 도박자 55명 등 모두 98명을 지난 6월 검거했다. 이 사이트는 해외로 도주한 울산 재건신역전파 부두목 박모(33)씨가 운영을 총괄했다. 박씨는 총책인 강씨를 통해 전국 21개파 42명을 불법도박 사이트 회원 모집책으로 끌어들였다.

충남 서산경찰서는 주로 여성이 운영하는 업소에서 상습적으로 업무를 방해하고 폭력 등을 행사한 혐의로 A(40)씨를 지난 7월 구속했다. A씨는 지난 5월 서산의 한 마트에서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며 흉기로 위협하는 등 식당과 마트, 커피숍 등에서 14회에 걸쳐 영업을 방해하고 폭력을 행사했다. 경찰은 A씨처럼 따로 조직에 소속되지 않은 채 상습적으로 업무방해와 금품갈취 등을 일삼는 자를 ‘동네조폭’으로 분류한다.

경찰청 수사국은 올 들어 10월까지 조폭과 동네조폭 등 생활주변 폭력사건 총 1만 3938건을 적발, 8760명을 검거하고 이 중 1755명을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검기인원은 조폭과 동네조폭이 각각 2812명(구속 447명)과 5948명(구속 1308명)이다. 경찰은 올초부터 전국 경찰관서에 전담팀을 편성해 조직폭력배와 동네조폭을 집중 단속해왔다.

조직폭력배 범죄유형 분석. (자료=경찰청)
조직폭력배 조직규모 및 불법 활동기간. (자료=경찰청)
유흥가 주점 등을 상대로 한 보호비 갈취와 세력확장을 위한 조직간 상호 폭행 등 전형적 ‘조폭’ 범죄는 차츰 줄고 있다. 대신 인터넷 도박 등 사행성 불법영업이 조직폭력배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했다.

올해 적발된 조폭 범죄의 유형은 ‘갈취·폭력’이 59.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행성영업’(8.8%), ‘마약’ 2.6%, ‘성매매’(3.0%) 등의 순서다.

그러나 폭력·갈취범행의 비중은 2014년 70.3%에서 2015년 68.3%, 올해 59.7%로 줄곧 감소하고 있다. 사행성 영업 비중은 2014년 2.2%에서 올해 8.8%로 높아졌다.

조직규모는 10인 이하가 70.4%이며 활동기간은 1년 미만이 40.6%였다. 경찰은 “폭력조직이 노출이 쉬운 대규모 보다는 10인 이하의 소규모로 구성돼 각종 이권개입 필요에 따라 단기간에 이합집산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는 30대 이하가 74.1%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고등학교를 자퇴하거나 갓 졸업한 10대도 3.1%였다.

직업별로는 검거인원의 62.9%(1770명)가 무직자로서 조폭의 상당수는 일정한 수입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조직생활로 받는 월 보수가 평균 100만원 미만인 조직원이 36.6%에 달했다.

동네조폭은 주로 주변 영세상인 등을 괴롭혔다. 범죄유형은 업무방해(34.8%)와 폭력행사(27%)가 가장 많았다. 갈취(11.1%)와 무전취식(10.8%), 재물손괴(7.1%)도 적지 않다.

이들의 특성은 상습적인 범죄행위이다. 실제 전과 11범 이상이 전체 검거인원의 72.3%(4298명)를 차지했다. 경찰은 지난해 검거한 동네조폭 4077명 전원에 대해 재범 여부를 사후 모니터링 해 보복 행위자 6명과 재범자 264명을 이번에 다시 검거했다.

경찰은 단속과 함께 재범방지 등 후속조치도 병행했다. 조폭 활동기반을 와해하기 위해 범죄수익 총 128억여원을 기소전 몰수보전했다. 신고 활성화를 위해 ‘피해자 경미 불법행위 면책’을 유관기관과 추진해 총 55명을 면책 처분했다.

또 조폭과 동네조폭의 보복 및 2차범죄 방지 등 피해자 보호활동도 지속할 방침이다.

동네조폭의 범죄유형 및 전과별 현황. (자료=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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