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강진성 듀오를 앞세워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뽐내고 있는 E&M 모터스포츠의 이정웅 감독을 최종전 현장에서 만나 E&M 모터스포츠의 2016 시즌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정웅 감독은 “개인적으로 인디고 레이싱팀을 시작으로 금호타이어를 거치며 스포츠 행정 쪽에 강점을 가지고 있었다”라며 “팀 코리아 익스프레스와 제일제당 레이싱과는 다른 ‘E&M 모터스포츠’의 캐릭터를 부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자신의 커리어인 모터스포츠, 스포츠 행정 쪽에 특화된 점을 살리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말하면서 “E&M 모터스포츠의 방향성은 새로운 팀, 새로운 도전이라는 아이덴티티를 중심으로 창단 첫 해에는 선수들과 팀의 성장을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실제고 그는 “창단 단계부터 팀을 성장시키는 것이 주 목적이었던 만큼 팀의 성적이 큰 목표는 아니었다”라고 말하며 “팀의 인원을 구성함에 있어서의 안정성을 가지고 팀원간의 협력 관계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 목표였다”고 설명했다.특히 “선수들 역시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이정웅 감독이 자신감을 갖게 된 순간은 바로 나이트 레이스로 치러진 5라운드였다. 이 감독은 “나이트 레이스가 무척 중요한 순간이었던 것 같다”라며 “이제와 이야기 하는데 김재현 선수가 3위에 오른 것이었는데 우리가 느낄 때에는 마치 우승한 것 같았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잠시 뜸을 들인 이정웅 감독은 나이트 레이스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나이트 레이스를 앞두고 며칠 동안 김재현 선수의 올 시즌 상반기 주행을 되짚고 데이터를 살펴보면서 어떤 느낌, 영감 같은 것을 받았다”라며 “해당 머리속으로 고민한 후 나이트 레이스 결승을 앞두고 김재현 선수로서는 다소 당황스러운 팀 오더인 ‘스타트 때 뒤의 선수들이 추월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줘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정웅 감독의 독특한 팀 오더는 데이터에 기반한 전략이었다. 이 감독은 “김재현 선수의 이전의 주행을 살펴보니 타이어 그립이 떨어지는 중반 이후의 주행에서도 주행 페이스가 무척 좋았다”라고 말하며 특히 “그립 손실에 따라 랩 타임의 저하도 크지 않아 경기 초반보다는 중반 이후에 강한 압박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으리라 믿었다”라며 팀 오더의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김재현은 팀 오더를 이행하고 팀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이정웅 감독 역시 “팀 오더의 핵심은 경기 중반까지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기회를 기다리는 것인데 김재현 선수는 원하는 만큼 침착한 모습과, 기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김재현 선수에 대해 칭찬을 했다. 덧부여 “특히 차량 컨디션 변화에도 정교하게 반응하며 주행 페이스를 유지하는 모습에 김재현 선수의 발전을 기대하게 됐고, 결과적으로 3위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이정웅 감독이 김재현에 대한 생각이 궁금했다. 특히 드라이빙이 거칠다는 지적에 대한 이 감독의 견해가 궁금했다. 그러나 이 감독은 “데이터적으로 분석해보면 김재현 선수의 주행은 결코 거칠지 않다”라며 선을 그었다. 대신 “선수로서 오랜 시간을 할동해온 타 선수의 입장에서 본다면 기존의 방법이 아닌 ‘전혀 다른 주행’을 앞세워 ‘더욱 빠른 주행을 선보이는 선수’를 본다면 누구든 견제하는 것이 당연하다”라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이정웅 감독은 곧이어 김재현에 대한 평가를 이어갔다. 이 감독은 “놀라운 점이 있었다면 김재현은 드라이빙에 대한 고집이나 습관을 버린 것이다”라며 “0에서부터 스톡카에 맞는 드라이빙을 빠르게 받아드리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라며 흐믓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더욱 놀라운 점은 선수로서 태도가 남다르다”고 말하며 “주행 상황에 특별한 코멘트를 하지 않고 ‘스톡카를 가지고 놀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달라’라며 드라이버로서 기량 발전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타이어 워머도, 주행 세팅 부분에서도 ‘아직 스톡카를 가지고 놀 수 있지 않기 때문에 원치 않는다’라며 거절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김재현 선수는 성장 과정 중에 실수나 잘못한 점도 있었지만 독특한 태도 덕분에 드라이버로서 확연한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라며 “게다가 주행 중 실수를 하거나 잘못된 점이 있을 때엔 ‘자신이 스톡카를 완벽히 다루지 못해서 난 실수’라며 자신의 탓하며 팀 크루들의 열의를 이끌어 내는 성숙함까지 갖췄다”라며 “추후 자신이 만족할 시점에서 세팅 변경 및 타이어 워머 등의 더해진다면 다른 선수들은 김재현을 더욱 의식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 아닌 경고를 남겼다.
김재현에 대한 평가를 마친 이정웅 감독은 “강진성 선수에 대해서도 할 이야기가 많다”라며 “강진성 선수를 보면 자신이 가진 기량에 비해 발전의 속도가 다소 느린 다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는데 곁에서 지켜본 결과 ‘전폭적인 지원’ 아래에 레이스를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강진성 선수는 스스로가 ‘100%의 확신이 없다면 도전하지 않는’ 주행을 택하는 것 같다”라며 “때문에 차량의 손상을 최소로 줄이기 위해 무리한 주행을 자제하고 있어 다소 아쉽다”라고 말했다.
특히 “100% 집중하며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김재현 선수에 비해 자신의 감을 믿고 자신의 스타일을 밀어 붙이는 추진력이 다소 부족하다”라며 “감독 입장에서 평소 ‘차량 손상에 고민하지 말고 밀고 나가라’라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웅 감독은 “선수 스스로 성적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듯 하지만 프로 선수인 만큼 극복하길 바라고 있다”라며 “좋은 기량과 태도를 가진 선수인 만큼 경기 경험을 충분히 쌓으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더욱 당당한 주행을 이어 간다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며 강진성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정웅 감독은 끝으로 2017 시즌에 대한 방향성을 언급했다. 그는 “E&M에서 어떤 선택, 방향성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약간씩 변경될 수 있으나 현재까지는 팀 구성이나 시스템에 있어서 특별한 변동 없이 유지하는 것이 기본 골자”라며 “현재까지도 2016 시즌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기본 전략이다”고 말했다. 특히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진 팀을 선보이겠다고 설명했다.
대신 “이와 함께 내년에 팀 방향성은 총 세가지다”라며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더했다. 이 감독은 “팀 자체적으로 미디어와의 소통을 늘려 E&M의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마케팅 툴로서의 존재감을 발현하는 것”을 시작으로 “드라이버 기량 및 차량 관리 완성도를 높여 더욱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것과 마지막으로 레이싱 팀을 알리는 다양한 행사와 프로모션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정웅 감독은 성적에 대해서 구체적인 목표까지 제시했다. 이정웅 감독은 “당연히 창단 첫 해부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었지만 현실적인 장벽은 여전했다”라며 “올 시즌 김재현 선수가 종합 7위에 올랐는데 내년에는 종합 5위를 목표로 하고 강진성 선수도 한층 높은 순위를 목표로 나설 것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