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했던 트럼피즘 현실화…한국도 긴장

권소현 기자I 2016.05.04 14:19:52

핵 용인·미군 주둔 분담금 인상 등 한미동맹 위협 발언
자유무역 반대론자…무역전쟁 불가피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한때 유행에 그칠 줄 알았던 트럼피즘(트럼프주의)이 현실화하면서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됐다. 그동안 트럼프가 쏟아낸 불법 이민자 추방, 멕시코 국경 담장 설치, 미국 제조업 본국 소환, 중국에서부터 이슬람국가(IS)까지 깐깐한 외교정책 등이 실제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는 한국에 대한 막말도 서슴치 않았다.

우선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한반도 안보에 대한 한미동맹이다. 트럼프의 외교정책의 기본은 각자도생이다. 그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미국이 개입하지 않을테니 알아서 해결하라는 것이다. 미국이 지켜주길 바라면 돈을 더 내라고 주장한다.

한국과 관련해 지난해 8월 “우리는 군대를 한국에 보내 방어하는데 우리가 얻는 건 하나도 없다”고 입을 연 후 한미동맹을 위협하는 발언을 줄줄이 쏟아냈다. 최근에는 “북한이 한국 및 일본과 전쟁을 해도 그들의 일이니 행운을 빈다”고 말했고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도 용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한국의 주한미군 주둔비용 분담금에 대해서는 ‘미쳤다’(crazy)고까지 표현했다.

실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주한미군 철수까지는 아니더라도 당장 주한미군 분담금 증액을 위한 협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교역관계의 변화도 예상된다. 트럼프는 자유무역주의 반대론자로 FTA에 대해 줄곧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도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런 협정 때문에 미국내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단 발효된지 4년차인 한미 FTA에 대해서도 재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무역이나 환율전쟁이 촉발될 수도 있다. 트럼프는 계속 중국과 멕시코 등 주요 교역국에서 수입한 제품에 관세를 45%까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미국을 상대로 무역흑자를 내고 있는 우리나라도 트럼프발 무역전쟁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나 교역관계에 대한 극단적인 발언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트럼프가 당선되면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정책변화가 일정부분 불가피한 만큼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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