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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 버블 붕괴에 JP모간 '날벼락'

안혜신 기자I 2012.10.24 20:48:09

부동산 호황기에 고급 아파트인 파크 센트럴에 투자
버블 붕괴되면서 담보 대출 못갚아 압류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48층짜리 파크 센트럴은 중국 다롄(大連)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고급 부동산 중 하나다. 이 건물 소유주는 JP모간 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였다. JP모간은 이 아파트에 무려 8000만달러(약 882억원)를 투자했다. 그러나 지금은 경매 시장에 나온 매물 중 하나일 뿐이다. 지난 여름 스탠다드 차타드(SC)로부터 이 건물을 담보로 1억4000만달러(약 1545억원)의 대출을 받았지만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이를 갚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 다롄의 48층짜리 고급 아파트 ‘파크 센트럴’
JP모간은 중국정부가 고급 아파트 구매에 대한 강력 규제에 들어가면서 큰 손실을 입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중국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묻지마식 투자’에 나섰던 일부 유럽과 미국 투자자들이 부동산 시장 버블이 붕괴되면서 입게 되는 잠재적 위험이 얼마나 큰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JP모간 자산운용은 6억달러 규모의 ‘대(大)중국부동산펀드’를 출범했으며 이를 통해 베이징과 상하이, 난징 등 중국 곳곳의 부동산에 투자했다. 파크 센트럴도 그 가운데 하나다. 파크 센트럴을 인수할 당시 부동산 거품 붕괴 조짐이 있었지만 JP모간은 투자를 감행했다. 당시 파크 센트럴의 가격은 ㎡당 5595달러(3만5000위안, 약 617만원)에 달했다.

파크 센트럴은 지난해 9월 매물로 나왔지만 정부의 긴축정책이 한창 이어지면서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파크 센트럴과 비슷한 다른 부동산 판매 가격은 ㎡당 1만9000위안에 불과하다.

JP모간 뿐이 아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과거 고급 주택 건설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했던 그린타운차이나홀딩스, SPG랜드홀딩스 등 부동산 개발업체들 역시 보유중인 자산을 다른 업체에게 매각하는데 바쁘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규제를 지속적으로 발표하면서 공급과잉으로 부동산 개발업체의 돈줄이 말라 붙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정부의 정책이 특히 자국 뿐 아니라 해외 투기수요가 많은 고급 부동산 시장에 집중됐다는 점도 이들에겐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공급과잉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수년이 더 필요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지속적으로 보유 자산 매각을 타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거래가 완료된 것은 한 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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