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2단독(백광균 판사)는 공갈, 강요, 명예훼손, 협박, 주거침입,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구속 기소된 A(27)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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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단순히 지갑을 만진 것에 불과했지만 A씨의 지속되는 협박에 결국 93만 원을 건넸다.
하지만 A씨의 협박은 계속됐다. A씨는 B씨가 자신이 일하는 가게에서 절도했다고 주장해 돈을 뜯어내고, B씨 어머니를 찾아가 카드를 받아 사용하기도 했다.
A씨는 2년 동안 34차례에 걸쳐 B씨 모녀로부터 총 2억 96만 원을 뜯어냈다. 이 돈은 남자친구 등에 쓰거나 생활비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B씨 모녀는 A씨를 공갈 등의 혐의로 고소했고, A씨는 1년 동안 도주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 사건으로 억대 빚을 진 B씨 어머니는 고통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B씨는 고운 심성 탓에 절도 혐의가 없는데도 장기간 위협에 굴복하며 노예처럼 지냈다”며 “피해자들은 사랑스러운 가정을 일궈 행복한 하루하루를 지내오다 오로지 A씨의 악행 때문에 막대한 재산과 둘도 없는 생명까지 잃어 돌이키지 못할 피해를 보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의 핵심인 공갈죄만 보더라도 범행 후 정황이 더 나쁜 사안을 떠올릴 수 없으리만치 참혹하고도 비극적”이라며 “돈을 더 잘 뜯어내려고 저질러온 강요죄와 스토킹 범죄 등을 더해 본다면 최악 중 최악으로 평가하는 데 아무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서는 형사 절차에 대한 불신을 바탕으로 온갖 범죄를 법정 밖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응징하는 소설, 영화,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실정”이라며 “사법부로서는 오히려 현실 세계에서 가상 세계보다 더욱 혹독하게 대가를 치른다는 준엄한 진실을 밝혀둘 필요가 절실하며 이 절실함이야말로 법치주의 구현을 위한 밑거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