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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원 주제라고 하지나 말지"…김동연, 기자회견 시간 ⅔ 尹·韓 비판

정재훈 기자I 2024.02.05 13:25:36

5일 공공의료원 설치 계획 관련 기자회견 열어
전체 24분중 공공의료원 관련 설명은 8분45초
정부·여당 관련 질문 답변 시간으로 15분 할애
준비한 자료 보는듯한 시선…尹·韓 질문 예상?
지자체 "계획됐다면 경기북부 두번 죽이는 것"
道 "시선처리는 습관…동북권개발과 관련있어&quo...

[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의료인프라가 부족한 경기북부지역 주민들 건강과 목숨을 구실로 삼아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읊은 시간이었네요. 이럴거면 차라리 공공의료원 관련 기자회견이라고 하지나 말았어야죠.”

5일 오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직접 나와 진행한 ‘동북권 공공의료원 설립 계획’ 기자회견을 지켜본 경기북부지역 한 지자체 공무원의 말이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약 24분 동안 ‘동북권 공공의료원 설립 계획’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공공의료원에 대한 내용 설명과 기자들의 관련 질의에 답한 시간은 8분 45초에 불과했다.

나머지 15분 가량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 및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경기도와 관련한 행보를 비판하는 것으로 할애했다.

5일 오전 10시에 진행한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동북권 공공의료원 설립계획 발표’ 기자회견 유튜브 화면.
공공의료원에 대한 설명과 2차례의 관련 질문에 답한 김 지사는 최근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경기도 분도와 서울편입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말한 것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세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을 했고 뒤 이어 나온 한 비대위원장에 대한 이날 기자회견의 네번째 질문에도 충분히 답했다.

더욱이 대통령 및 한 비대위원장의 행보를 비판하는 답변을 하면서 김 지사는 마치 이런 질문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이나 한 것 처럼 준비한 자료를 보는 듯 수차례 마이크 아래를 살펴보는 모습까지 나왔다.

김 지사가 공약으로 내건 경기동북부권 공공의료원 설립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취임 1년 반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날 기자회견을 지켜본 경기북부권 기초지자체 공직자들은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기북부권의 응급실은 물론 분만실도 갖추지 못해 의료 위기를 겪고 있는 몇몇 지자체들은 경기도에 공공의료원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하면서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정작 경기도는 김 지사의 이날 기자회견이 있기 전까지 이에 대한 별다른 계획 조차 내놓지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지사는 공공의료원 설립을 위해 올해 중 대상지역을 선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는 했지만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지자체 입장에서는 이마저도 희망고문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경기북부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김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경기북부권의 의료인프라가 얼마나 열악하고 급박한지를 직접 설명했는데도 ‘올해 중’이라는 두루뭉술한 계획 만 내놨다”며 “정부·여당을 비판하고 싶었던 생각이 있었다면 차라리 따로 기자회견을 하면 될텐데 경기북부 지자체의 염원을 구실로 삼는것 처럼 보이는 이런 행태는 우리를 두번 죽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최근 언론의 관심이 이 사안에 있다보니 질문이 나왔고 그것에 대한 답변이 길어졌으며 자료를 보는듯한 시선 처리는 김 지사의 습관”이라며 “답변 내용에 있어서도 특별자치도가 동북부 개발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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