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CJ제일제당(097950) 즉석밥 ‘햇반’의 추정 제조원가는 지난해 대비 올해 약 3% 올랐지만 같은 기간 소비자가격은 약 7.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대비 지난해 기준으로는 추정 제조원가는 약 7.4% 인상됐지만 제품 가격은 이보다 3배 가량 큰 폭인 21.9%나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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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부터 CJ제일제당 햇반(210g) 개별 상품 편의점 판매가격은 1950원에서 2100원으로 150원 올랐고, 마트 주력 제품인 ‘백미 210g 12개’ 묶음 상품은 현재 1만4480원에서 1만5480원으로 1000원 올랐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2월에도 쌀 가격 인상을 이유로 햇반 가격을 평균 6~7% 인상했다.
CJ제일제당은 앞서 햇반 가격을 인상하면서 최근 유가와 각종 원부자재값이 치솟아 부득이하게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햇반 제조 공정 중 가압 살균 등 무균화 공정에 사용되는 액화천연가스(LNG) 비용이 1년 새 90%가량 올랐고, 포장용기와 필름값도 15% 이상 상승해 원가 부담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CJ제일제당 햇반 제조공장이 위치한 부산과 충청 지역 LNG 산업용단가는 ‘도매요금’ 기준 지난해 12월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약 93.5% 올랐다. 하지만 이를 구매하는 기업에서는 ‘소매요금’으로 지불하는데 상승폭이 이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감시센터 조사에 따르면 CJ제일제당 햇반 가격이 오른 올 3월 기준 LNG 소매요금은 전년 동월 대비 부산 지역 63.6%, 충청 지역 60.4% 상승에 그쳤다. 또 플라스틱 포장 용기 가격은 지난해 일시적 상승했지만, 그 이전 2018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새 오히려 약 5.3%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즉석밥 주원료인 쌀 가격도 마찬가지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쌀 도매가격 역시 2020년 연평균 2494원(1㎏)에서 지난해 2859원으로 약 14.6% 올랐지만, 올 들어 2560원(1~4월 기준)으로 4개월 새 약 10.5%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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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감시센터는 “조사 결과 즉석밥 제조업체 측에서 제시한 가격 인상 요인은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며 “또 소비자가격 내 제조원가 비율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인상한 가격에 대한 설명이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업체는 투명하고 정확한 근거를 제시해 가격 책정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국내산 쌀 원재료 비중을 더 높이고 올해 쌀 가격 인하 등을 고려해 즉석밥 업계 선두 주자로서 선도적으로 가격 인하를 선포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치킨값도 계속 오르는데…영업이익 잔치에 잇단 원가 논란
소비자가격 인상에 따른 원가 논란은 즉석밥 뿐만이 아니다. ‘국민간식’으로 통하는 치킨도 마찬가지다.
교촌치킨과 bhc는 지난해 11월과 12월, BBQ는 올해 5월 각각 프라이드치킨 등 주요 메뉴 가격을 1000~2000원 올렸다. 이들은 각종 원부자재 가격과 배달 수수료, 매장 인건비 및 임대료 상승 등을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치킨 1마리 값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닭고기 가격은 줄곧 인상만 한 게 아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닭고기(생닭) 9~10호 연평균 시세는 2015년 3297원에서 2020년 2865원까지 하락 추세를 이어오다가 지난해서야 3343원으로 소폭 올랐지만, 치킨 가격은 단 한 번의 인하도 없이 꾸준히 올라 ‘치킨 2만원’ 시대를 열었다.
현재 치킨 프랜차이즈의 연간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적게는 10% 안팎부터 많게는 30%대를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액도 많은 곳은 1년 새 2배 이상 늘었다. 닭고기 등 주재료 가격이 내릴 때는 잠잠하다가 오를 때에만 곧장 치킨 가격에 반영해 막대한 영업이익을 거둔다는 지적이 따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