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통일 먼 미래 아냐"…시민들 북미정상회담 성공 기원 한목소리

이슬기 기자I 2018.06.12 11:25:56

트럼프-김정은 악수하자 서울역 환호성·박수 터져
"회담 잘 되길…가족과 백두산에 휴가갈 날 올까"기대도
외국인들도 한마음으로 회담 성공 기원

[이데일리 이슬기 황현규 조해영 신중섭 최정훈 기자] “허허 만나긴 만나네” “트럼프도 왔고 이제 김정은이 만나서 악수하는구만”, “잘 풀려야 할 텐데….”

‘세기의 담판’이라고 불리는 북·미 정상회담이 12일 드디어 막을 올린 가운데 시민들도 TV 생중계 등을 통해 지켜보며 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길 한마음으로 기원했다.

서울역 TV 앞엔 이른 시간부터 생중계를 보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로 벤치가 가득 찼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DMB를 통해 생중계를 지켜보기도 했다. 시민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를 나누는 순간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를 치기도 했다.

12일 오전 9시 30분쯤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TV를 통해 북·미정상회담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는 모습.(사진=조해영 기자)
◇북·미정상회담 시작하기 1시간 전부터 이목 집중

서울 용산구 서울역 TV 앞에는 정상회담이 시작되기 1시간 여 전부터 생중계를 보기 위한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이날 오전 9시 10분쯤 서울역 TV 가장 앞 벤치를 중·장년 시민들이 채우기 시작했고, 9시 30분이 되자 200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TV 앞 모든 벤치를 꽉 채웠다.

열차 시간을 기다리며 뉴스 화면을 지켜보고 있던 강모(68)씨는 “10시에 부산행 열차를 타야 해서 정상회담이 시작되는 순간을 못 볼 것 같아 아쉽다”면서 “모쪼록 서로 얘기가 잘 돼서 좋은 결과가 나와 북한 문제 걱정을 덜 하게 되고 싶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스마트폰으로 북·미정상회담 관련 뉴스를 찾아보거나 DMB를 통해 뉴스를 시청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하철 1호선 열차 안에서 만난 최모(33)씨는 “부모로서 평화롭고 안전한 나라에서 아이를 기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며 “나중에 우리 가족들과 백두산으로 휴가를 가게 되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 모인 노인들도 정자에 앉아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건강체조를 하기 위해 탑골공원에 왔다는 한 노인은 “오늘은 체조보다 회담이 더 중요한 날”이라고 말하며 다른 노인의 DMB에 시선을 옮겼다.

12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을 TV로 시청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트럼프-김정은 악수하자 시민들 ‘환호성’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악수를 나누자 서울역은 시민들의 박수와 환호성 소리로 가득 찼다.

서울역에서 만난 정모(41)씨는 “아내가 결혼 전 개성공단 의류업체에 다녀서 북한문제 해결이 경제적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됐다”며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이 직장을 다니고 내 나이가 될 때쯤 통일이 되는 모습도 이제는 꿈꿔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1호선 영등포역에서 만난 직장인 최재호(27)씨도 “과거 미군에서 카투사로 복무하면서 북한을 공격하는 훈련을 하며 북미전쟁을 대비 했었다”면서 “그런 내게 이번 정상회담은 감회가 새롭다. 정상회담이 잘 풀려 두 국가가 전쟁보다는 평화와 화합을 대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탑골공원에 모인 노인들은 DMB 영상 자막을 큰 소리로 읽으며 정상회담 성공 여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박모(85)씨가 “이번 정상회담은 성공적으로 끝날 것이다. 사인만 하면 통일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자 강모(77)씨가 “우리나라는 38선이 없어지지 않는다. 중국과 러시아가 찬성을 하겠냐”며 반박하기도 했다.

◇외국인들도 한마음으로 회담 성공 기원

서울에 머무는 외국인들도 이번 정상회담에 이목을 집중했다. 한국 이민을 준비하고 있다는 가나인 오스만(Osman·25)씨는 “가나에 있을 때 한국이 전쟁 위험이 있는 나라라고 알고 와서 걱정도 했었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도 잘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 내가 앞으로 살 나라가 평화롭고 안전한 곳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국인 케비 파히(Kevi fahie·38)씨는 “주한미군 복무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한반도가 꼭 평화로웠으면 좋겠다”며 “트럼프가 이번 회담을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정치적 도구로 이용할 것이 아니라 진심을 담아 북한의 비핵화를 이뤄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