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아산재단 이사장)은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 “저희 아버님(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김영삼 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친하다. 좋은 관계를 끝까지 가져가도록 제가 잘했어야 했는데 그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저녁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마련된 고 김 전 대통령 빈소를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통령과 인연이 많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범현대가 일원으로는 처음으로 빈소를 찾았다.
정 전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김 전 대통령과 아버지인 정 명예회장의 불편했던 관계에 대한 소회를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정 명예회장은 문민정부 초기인 지난 1993년 비자금 조성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지는 등 수난을 겪었다. 당시 세간에선 정 명예회장의 기소는 한해 전 14대 대선에 출마해 여당 후보였던 김 전 대통령과 대결한 데 따른 보복이라는 설이 나돌았다.
정 명예회장은 결국 의원직을 포기하고 정계은퇴를 선언했으며 법원에서 유죄판결도 받았다. 정 명예회장은 이후 1995년 광복 50주년을 맞아 사면복권됐지만 두 사람간의 불편한 관계는 지속됐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2001년 3월 정 명예회장이 타계하자 서울 청운동 빈소를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개인적으로 동작구에서 국회의원을 2번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역구의 큰 어르신”이라며 “2002년 월드컵 때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시고 무궁화 훈장도 수여해주셨다”며 감사한 마음을 표시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2년전 연말에 병원에 입원하셨을 때 이 말씀을 드렸는데 대통령께서 여러가지 (의료)장치 때문에 말씀을 못 하셨다”며 “아직 건강하실줄 알았는데 돌아가시니 슬픔을 금할 길 없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 투쟁에 몰두하면서도 미래를 생각하며 균형감각을 유지하고 나라를 통찰하는 혜안을 가진 정치인이다. 개인적으로 존경한다”고도 했다.
아울러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현철씨에 대해선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원) 소장은 정치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그분의 좋은 뜻이 정치에 기여할 부분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