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코스피가 배당락일 영향에 크게 하락했다. 배당락일을 맞아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 등 배당 확대 기대가 컸던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지수는 1930선 아래까지 떨어졌다. 미국발 연말랠리 훈풍은 지수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했다.
29일 코스피는 전날 대비 20.30포인트(1.04%) 내린 1927.86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12월 결산법인 현금배당액이 지난해와 같을 경우 추정된 오늘(29일) 코스피지수가 1927포인트라는 것을 감안하면 강보합으로 마감한 셈이다.
크리스마스 연휴로 유럽 주요국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미국 분위기는 좋았다. 지난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지수는 또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특히 시장에 영향을 미칠만한 경제지표 발표가 없었음에도 나타난 결과로, 연말 훈풍에 힘입어 랠리를 이어갔다.
하지만 미국발 훈풍은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배당락일을 맞아 수급이 단기적으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리스를 중심으로 우려가 여전한 유럽도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리스는 이날 3차 대선을 실시하는데, 여기서도 결론이 나지 못하면 내년 초 조기 총선을 진행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그리스를 중심으로 한 유로존 불확실성이 다시 한번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배당락일을 맞아 특히 전통적인 고배당주와 배당 확대가 기대됐던 종목을 중심으로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배당 확대 방침을 밝히면서 배당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삼성전자가 1.7% 하락했고, 현대차도 1.72% 내렸다. 그동안 정부 정책에 힘입어 배당 확대 가능성이 높았던 은행주도 큰 폭으로 미끄러졌다. 우리은행(000030)은 6.82%, 기업은행(024110)은 5.25% 각각 빠졌다.
이밖에 전통적으로 고배당주로 분류되는 하이트진로(000080)가 6.22%, 한국쉘석유(002960)도 4.91%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다수가 하락한 가운데 제일모직(028260)은 9.96% 상승한 14만9000원을 기록,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제일모직은 장중 사상 최고치인 15만5000까지 오르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편입을 앞둔 기대감으로 매기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1177억원, 기관이 1663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장 초반 매도에 나섰던 개인은 매수로 전환, 홀로 1272억원을 사들였다.
프로그램은 차익과 비차익거래를 합해 총 1549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도 대다수 종목이 하락했다. 배당락일 영향을 크게 받은 은행이 5.93% 폭락한데 이어, 금융업(2.76%), 보험(2.59%), 통신업(2.59%), 철강및금속(1.68%), 음식료품(1.63%), 운수장비(1.46%) 등도 내렸다.
반면 제일모직 영향으로 섬유의복은 7.3% 상승했으며, 운수창고(2.05%), 비금속광물(0.49%), 의료정밀(0.4%) 등도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대부분 하락했다. 시가총액 20위까지 종목 중에서 상승 종목은 SK하이닉스(000660), 한국전력(015760), 삼성SDS(018260), 제일모직, LG디스플레이(034220) 등 5개 종목 뿐이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비롯해 포스코(POSCO(005490)), NAVER(035420), 삼성생명(032830), 현대모비스(012330), SK텔레콤(017670), 신한지주(055550), 기아차(000270), KB금융(105560), 삼성화재(000810), 아모레퍼시픽(090430), LG화학(051910) 등도 내렸다.
이날 거래량은 2억6315만9000주, 거래대금은 3조3959억1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상한가 5개 종목을 포함해 266개 종목이 올랐다. 59개 종목은 보합에 머물렀다. 하한가 종목은 3개였으며, 545개 종목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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