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09월28일 08시35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한국콜마(161890)홀딩스가 의약품 유통 플랫폼 기업 블루엠텍(439580) 인수를 추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을 주력으로 하는 콜마그룹이 의약품 제조뿐 아니라 유통 영역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인공지능(AI) 기반의 디지털 유통망을 갖춘 블루엠텍과의 연계를 통한 마케팅과 사업전략 강화가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오는 12월 시행 예정인 비대면진료 확대를 앞두고 확대가 예상되는 의약품 배송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콜마홀딩스, SI로 블루엠텍 인수 참여
2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홀딩스는 KDB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블루엠텍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구주와 신주를 함께 인수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경영권을 확보하는 구조로 알려졌다. 한국콜마홀딩스는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는 형태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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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엠텍은 의약품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지난 2015년 설립됐다. 초창기에는 의약품 도매 사업을 주로 하다가 사업 성장의 한계를 느끼고 온라인 유통 사업으로 체질을 바꾼 뒤 성장하기 시작했다.
블루엠텍의 주요 공략 대상은 소규모 국내 의원으로, 수많은 의약품 도매상들을 상대해야 하는 의원들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것을 사업 목적으로 삼았다. 블루엠텍은 2018년 의약품 유통업계 최초 이커머스 직거래 의약품유통플랫폼 블루팜코리아를 선보였다. 온라인 의약품 도매 플랫폼을 만들어 공급자와 수요자가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든 것이다. 식품의약품 통계연보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의약품 도매상 업체 수는 총 5000곳이 넘는 것으로 집계되는데, 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유통 구조를 단순화하고 투명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회사 규모도 빠르게 커졌다. 지난 2021년 490억원 수준이었던 매출규모는 지난해 1859억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블루엠텍의 병·의원 회원 수는 기준 2만9900개에 달하며, 블루엠텍에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 수도 700개를 넘겼다.
유통·데이터·마케팅 시너지 효과 기대
한국콜마홀딩스가 블루엠텍 인수에 뛰어든 이유로는 화장품과 의약품 밸류체인 확장이 꼽힌다. 블루엠텍은 단순 의약품뿐 아니라 필러·톡신·화장품·미용기기 등 뷰티 제품들도 취급하고 있어 화장품을 주력으로 하는 콜마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와도 연계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콜마그룹 내 의약품을 제조하는 계열사 HK이노엔(195940)과의 직접적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HK이노엔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인 테고프라잔 성분의 P-CAB 계열 신약 케이캡(K-CAB)을 필두로 로바젯, 에포카인 등의 전문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케이캡의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점유율은 15%에 달할 정도로 높은 시장 장악력을 보이고 있다. 콜마그룹 입장에서는 자사 핵심 의약품들을 새롭게 확보한 유통망을 통해 안전하고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유통업체를 인수할 경우 배송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제조업체가 직접 관리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상당한 효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단번에 디지털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기존 제약산업에서는 영업사원이 병·의원을 직접 방문해 제품을 알리고 처방을 유도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면, 블루엠텍을 통해서는 다수의 병·의원과 온라인으로 접점을 확보하고 의약품 주문부터 유통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한 마케팅 전략 강화도 점쳐진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어느 지역 병·의원이 어떤 약을 얼마나 주문하는지, 어떤 제품으로 교체를 하는지, 어떤 시기에 어떤 약의 수요가 늘어나는지 등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라며 “단순히 영업뿐만 아니라 마케팅과 신약 개발에도 중요한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블루엠텍은 이미 AI 기반 수요 예측과 재고 최적화 등을 통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회원 대상 웨비나와 학술정보 제공뿐 아니라 라이브커머스 등을 통한 온라인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12월 비대면진료 제도화…약배송 시장 확대 대비?
일각에서는 오는 12월 시행 예정인 의료법 개정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비대면 진료 확대인데, 이 과정에서 의약품을 배송하는 것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약사법에 따라 의약품의 온라인 판매와 배송이 금지돼 왔다.
비대면 진료가 확대되고, 비대면 진료를 받은 환자들에 대해 온라인 의약품 구매와 배송이 허용될 경우 의약품 온라인 채널의 중요도는 크게 올라갈 전망이다. 이미 비대면 진료는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주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닥터나우에 따르면 올 상반기 비대면 진료 건수는 105만여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5%나 성장했다.
현재 의약품 배송은 비대면 진료를 받은 섬·벽지 거주자와 거동이 불편한 사람, 희귀질환자 등으로 제한되고 있다. 정부는 비대면 진료를 받는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의약품 배송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의약품 배송 확대가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약사회는 의약품 배송이 보편화할 경우 불법 약 배송, 처방 오남용, 의약품 변질 등 부작용을 우려하며 이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전국 약사와 약대 학생들은 지난 20일 광화문에서 비대면 진료와 약배송 확대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블루엠텍은 의약품 도매 플랫폼이지만, 향후 약배송 확대가 현실화할 경우 의약품 소매 영역까지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