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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도 대부분 하락했다. 리노공업(058470), 원익IPS(240810) 3.16%, 1.14% 오름세를 보였지만, 동진쎄미켐(005290), SFA반도체(036540) 등은 각각 0.97%, 2.13% 빠졌다. 서울반도체(046890), 한미반도체(042700)도 각각 1.74%, 4.70% 뒷걸음질쳤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반도체 업종 전체는 이날 0.38% 하락했다.
국내 반도체 주가가 줄줄이 내려가고 있는 배경에는 연이은 미국발 악재가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간스탠리는 “월가의 AI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엔비디아 버블이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며 “버블이 곧 터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지난주 엔비디아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11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3.62% 내리며 거래를 마쳤다. 다른 반도체 주인 AMD와 브로드컴, 마이크론 등도 2.41%, 1.56%, 1.64% 동반 약세를 보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2.29% 하락하는 등 반도체 업종의 하락이 뚜렷하다”며 “이는 한국 증시 관련 업종의 투자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미·중 갈등도 찬물을 끼얹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탈 등 미국의 자본이 중국의 첨단 반도체와 양자 컴퓨팅, AI 등 3개 분야에 대해 투자하는 것을 규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 투자를 진행하려는 기업들은 사전에 투자 계획을 의무 신고해야 하는 등 규제가 생겨나면서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심이 위축됐다.
무엇보다 올해 초 반도체 업종 전반을 이끌었던 AI 등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성장이 더뎌지면서 향후 성장성도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위험회피 분위기가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AI 관련 중국 투자를 규제하기로 한 가운데, 엔비디아가 슈퍼칩 GH200을 공개했지만, 칩 성능 향상으로 더 적은 수의 칩으로도 동일 성능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수 있다는 발언으로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랠리를 이끌었던 AI에 대한 장기 성장 기대는 유효하나 주가는 펀더멘털 대비 과속한 측면이 있고, 단기적 기대도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단기적으로 브레이크를 살짝 밟아야 하는 경계구간이며 중국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까지 겹치면서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리스크 오프(위험 회피) 분위기가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