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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SCFI는 올해 초 사상 최고치인 5109.60까지 치솟았으나 중국 춘절 연휴와 봉쇄 조치 등을 거치며 17주 연속 하락했다. 이후 중국 봉쇄 조치 완화로 물동량이 늘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한 달여간 연이어 상승하다가 지난 6월 17일부터 내림세로 돌아섰다. 현재 SCFI는 지난 2020년 8월 초 수준까지 하락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가파른 물동량 회복에 따른 기저효과, 경기 침체 우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러시아-우크라이나발(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사상 최초로 글로벌 경기 확장에도 해상 물동량은 감소했다”며 “해상 운임 또한 하반기로 갈수록 내림세가 이어지면서 계절적 성수기에 오히려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물류대란 영향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의 절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가 전망한 HMM(011200)의 올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실적 추정 평균치)는 전년 동기보다 50% 하락한 1조3773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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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내년 연간 선사들에 인도될 예정 물량인 221만TEU(1TEU는 6m여 길이 컨테이너 1개)는 현존 선대의 약 29%를 차지하는 데다 2000년 이래 최대 규모로 컨테이너선 시장에 공급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만TEU 이상 대형선 인도가 집중되는 내년 2분기 이후 유럽 항로 공급 과잉이 심해진 뒤 전 항로에 영향을 끼치리란 게 공사 측 관측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측은 “올해 시작된 경기 위축이 내년 수요에도 영향을 주는 상황에서 호황기에 발주된 선박들이 본격적으로 인도되기 시작하면서 수급 불균형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 서부노사협약(ILWU) 등 세계 각지에서 발생 중인 노사 분규와 시위 확산은 컨테이너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동시 영향을 끼치면서 운임 변동성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사들은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화물 확보를 위한 운임 경쟁에 직면할 전망이다. 수요 위축과 공급 증가에서 발생한 선사 간 경쟁의 심화가 운임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선사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선사들이 운임의 하한선을 방어하고자 시장에 공급을 조절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다만 선사들의 실적 하락은 전 세계적인 수요 부진 등으로 미리 예견됐던 만큼 실질적인 충격은 덜하리란 예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SCFI는 여전히 해운사들이 불황을 겪던 시기보다 높은 상태”라며 “HMM도 장기 계약과 선대 다양화를 통해 시장 대응력을 높여온 만큼 다양한 대비책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