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m만 더 갔으면 민가"…탑승객이 전한 여객기 오버런 당시 상황

김화빈 기자I 2022.10.25 13:39:56

"대한항공 보상안은 물론 대체 항공편도 듣지 못해"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지난 24일 새벽 0시 7분(한국시간 기준) 173명이 탑승했던 대한항공(003490) 여객기가 악천후의 영향으로 필리핀 세부 막탄공항 활주로를 이탈(오버런)한 가운데 탑승객이 당시 상황에 대해 “일단 뭐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너무 컸다”고 말했다.

활주로 이탈 사고로 파손된 대한항공 여객기 기체의 모습 (사진=필리핀 민항국)
해당 승객은 25일 YTN ‘뉴스&이슈’와의 인터뷰에서 “첫 번째 (비상창륙) 때는 활주로에 바퀴가 안 닿았기 때문에 충격은 전혀 없었지만, 두 번째 시도에서 바퀴가 활주로에 닿아 쿵하는 소리가 났다. 일반적으로 착륙할 때 나는 소리가 아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 번째 비상창륙 때는 5분 전에 얘기했다. 갑자기 그러니까 기내가 되게 어수선했다”며 “안에 임산부들도 타셨기 때문에 저희보다 더 힘들었을 거다. 비상착륙 후에는 바로 미끄럼틀을 통해 하차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분 정도 미끄러져서 쭉 내려갔는데 배 부분에 안전벨트 때문인지 충격을 받아 빨갛게 (살갗이) 부어올랐다”고 덧붙였다.

그는 “(착륙 후 주변을 보니) 여객기가 500m만 더 갔으면 민가를 덮쳤을 것”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한편 그는 대한항공이 탑승객을 위한 귀국 대체 항공편을 출발시킬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안내받은 사항이 하나도 없다. 대체 항공편도 듣지 못했다”며 “예매했던 항공편을 통해 귀국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어제 낮에 (대한항공 측에서) 전화가 와 ‘최대한 보상은 해 드리겠다’고 얘기는 했는데 구체적인 보상 계획이나 보상안까지는 없었다”며 “ 저희는 웨딩 스냅 촬영을 하려고 세부에 왔는데 계약금은 물론 위약금까지 물어야 된다. 웨딩 촬영할 때 입을 옷이나 개인적으로 챙겨간 카메라·컴퓨터 심지어 자동차 키까지 캐리어 안에 있는데 짐을 찾지 못했다. 대한항공 측에서 실비라도 보상해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필리핀 세부 공항 활주로 밖에 처박힌 대한항공 여객기 (사진= 세부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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