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황각규, 28일 송용덕, 29일 이영구 조문
신동빈 회장, 日 체류 중이라 빈소 못 찾아
김남호 DB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등 방문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라면왕’이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한 재계 인사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 전현직 임직원이 고인이 세상을 떠난 27일부터 3일째 빈소를 찾고 있다.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과 고 신춘호 농심회장이 살아 생전 털지 못한 앙금을 후대에서나마 봉합하고자 하는 의지로 해석된다.
29일 10시 20분경 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 이동우 롯데지주 사장,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 BU장(사장)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호실을 찾았다. 송 부회장은 지난 28일에 빈소를 찾은데 이어 이틀 연속 조문했다. 지난 27일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빈소를 찾은 바 있다.
롯데그룹 전현직 임원이 발걸음을 한 까닭은 일본에 체류 중이라 직접 빈소를 방문하지 못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애도의 뜻을 대신 표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직접 빈소를 찾진 못했지만, 조화를 보내 추모의 뜻을 전달했다.
| 김남호 DB그룹 회장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신춘호 농심 회장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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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것은 오전 9시 55분쯤 조문을 온 방성오 코리아나호텔 대표다. 이날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방 대표는 짧은 추모만을 한 채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10시 15분쯤 김남호 DB그룹 회장이 빈소를 찾았다. 김 회장은 30분 여 정도 빈소에 머무르다 자리를 떴다.
금융계 인사들도 빈소를 찾아 고인의 영면을 위로했다. 11시 10분쯤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임직원들과 함께 조문했고, 11시 23분 박성호 하나은행장도 수행 임원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이밖에도 이건영 대한제분 회장, 정인호 농심켈로그 대표, 오지환 농심 레드포스 대표 등도 고인의 가는 길을 배웅했다.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신춘호 농심 회장의 빈소에 서조문객들을 배웅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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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빈소를 방문한 주요 인사들은 고인의 사위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맞이했다. 서 회장은 빈소가 차려진 27일부터 3일 동안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들을 응대하고 있다. 신 회장의 막내딸인 윤경 씨와 결혼한 서 회장은 2015년 10월 농심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대형 라면 조형물’을 선물하는 등 각별한 ‘장인어른 사랑’을 보인 바 있다.
1930년에 태어난 신 회장은 형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와 함께 회사를 일궈오다가 1965년 독립하고 라면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1986년 신라면을 출시해 국내 라면 시장을 석권했고, ‘새우깡’ 등 스낵 분야에서도 무수한 스테디셀러를 만들어 내 국내 식품 시장을 주도해왔다.
신 회장은 지난 27일 새벽 3시38분께 가족이 보는 가운데서 눈을 감았다. 발인은 오는 30일 오전 5시에 진행되며, 오전 7시에 영결식도 행할 예정이다. 운구차는 신 회장 자택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농심본사를 거쳐 장지인 경남 밀양 선영으로 이동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