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익스플로러는 쉐보레 트래버스보다 20년 이상 앞선 1996년에 2세대 모델이 국내 출시됐다. SUV붐이 일기 시작한 2010년 출시한 5세대 모델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사실상 포드코리아를 먹여 살리는 모델로 자리잡았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수입 SUV 판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사실상 맞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아 온 익스플로러의 앞길을 신흥강호 트래버스가 막아섰다. 트래버스의 인기비결은 무엇일까.
트래버스에는 V6 3.6L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에 9단 자동 변속기를 맞물렸다.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6.8kg.m를 낸다. 부드러운 하체 세팅에 더해 안락한 승차감을 완성시키는 중요한 요소다. 반대로 포드 익스플로러는 국내에 L4 2.3L 터보 가솔린과 10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했다. 최고출력 275마력, 최대토크 42.9kg.m로 트래버스보다 최고출력은 낮지만 최대토크는 상대적으로 높다. 다만 익스플로러를 주행해보면 한 번에 힘을 모아 쓰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전형적인 터보차의 발진 감각이다. 승차감 자체는 안락하지만 터보 엔진 특유의 느낌이 이따금 승차감을 헤친다. 경우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수는 있다. 복합연비는 큰 차이 없다. 트래버스가 8.3km/L, 익스플로러가 8.9km/L다.
기본적인 차체 크기도 앞서지만 트래버스가 익스플로러보다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한 데는 구동방식의 차이에 있다. 트래버스는 전륜구동 기반 플랫폼을, 익스플로러는 새롭게 개발한 후륜구동 기반의 플랫폼을 사용한다. 구동과 관련된 대부분의 부품이 앞쪽에 모여있는 전륜구동의 특성상 실내 공간을 더 넓게 구성하는데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두 모델의 3열에 탑승해보면 트래버스가 훨씬 안락하게 느껴진다. 미국 컨슈머리포트에서 두 모델의 실내 공간을 비교한 자료를 보더라도 트래버스가 익스플로러보다 공간에선 우위를 점한다. 덩치가 큰 성인 남성도 앉아 갈 수 있을만한 공간이다.
트렁크 공간도 트래버스가 앞선다. 모든 좌석을 펼쳤을 경우 651L, 3열을 접으면 1636L, 2열 시트까지 폴딩하면 2780L까지 확장된다. 반면, 익스플로러는 기본 용량 594L에 3열을 접으면 1356L, 2열까지 접을 경우 2486L다. 최근 유행하는 차박에선 트래버스만한 모델이 없다. 넉넉한 공간을 원한다면 트래버스가 최적의 선택지다.
다양한 대형 SUV가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저마다의 개성을 앞세워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트래버스의 선전이 눈에 띈다. 익스플로러가 3년간 지켜낸 수입 SUV 판매 1위 타이틀을 트래버스가 뺏을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