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업계, 특히 소프트웨어(SW)와 IT서비스 분야에서 ‘주52시간 근무제도’ 시행으로 인한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애로사항 호소에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는 지난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IT벤처타워에서 ‘SW 산업 근로시간 단축 대응방안 공유회의’를 열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관련 제도 적용대상이 된 대기업(LG CNS, SK㈜ C&C) 사례를 공유했다.
|
행사에는 IT서비스 대기업 계열사 두곳의 인사담당자가 주요 사례와 규정해석 등에 대한 내용을 공유하고 질의응답으로 이어졌다.
◇직원들 스스로 관리에 맡겨..팀장 판단 중심 운영도
LG CNS 인사 담당자는 “LG CNS는 기본적으로 직원들의 자율에 맡기는 방향을 잡고,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을 근로자 본인이 직접 입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일단 규정상 주당 근로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한 상황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그는 “주당 52시간 내에서 근무시간을 본인이 직접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며 “기존에도 다양한 형태로 연장근로나 야간근로 등에 대한 수당을 지급해왔는데, 52시간 제도 시행 이후 상황과 해석 과정이 복잡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 근로기준법에서는 근로시간을 일 단위, 주 단위로 규정하고 있고, 임신한 여성근로자 등 추가로 확인할 사항도 많아 인사 실무 입장에서 어려움이 많다”는 점도 덧붙였다.제도 시행 초기부터 각계에서 규정 해석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문가는 물론 정부에서도 여전히 여러 해석과 의견이 오가는 상황이다.
SK㈜ C&C 인사 담당자는 “워낙 관련 자료가 없어 LG CNS 실무진과도 자주 이야기를 나눴을 정도로 대응준비가 어려웠다”며 “근무시간에 대한 분석을 해보니 (근무시간 단축에 대한)장애요소가 업무상 특성, 고객사 사정, 팀별 문화 등 다양하고 복잡해 제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K C&C가 선택한 방식은 결국 각 팀별로 팀장이 알아서 근무시간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고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형태다. 가령 월요일 다른 지역으로 출장을 갈 경우, 일요일에 먼저 출발해야 하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면 팀장 승인 하에 근무로 인정하는 방식이다.
또 테스트 단계에서 근무시간이 늘어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사전 프로세스를 정비하는 등 전사적인 관점에서 업무 효율성 증대 작업도 병행했다고 덧붙였다.
◇비용 부담 생각보다 크지 않아..인력채용 확대 ‘미미’
질의응답 시간에는 △인건비 등 비용문제 △반드시 근무가 필요한 핵심 업무시간(코어타임) 설정 문제 △인력채용 확대 여부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인건비의 경우 업계 전반적으로 효율성 증대를 통해 내부적으로 근로시간 줄이기 기조를 진행해오던 터라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라고 답했다. 근태관리 시스템 도입의 경우 자율입력 방식은 비용부담이 적지만, 태그 형태의 단말기나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에는 어느 정도 부담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코어타임의 경우 “정답은 없다”면서도, 고객사 사정 등에 따라 시간을 앞당기자는 경우는 있었으나 무리한 요구는 나오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인력채용 증가여부의 경우 근로시간 초과가 발생하는 부분이 일부 요소에 몰려있는데 비해 다른 인력으로 대체가 어려운 것을 분석돼 막상 늘어하는 부분은 크지 않다고 양사 관계자는 말했다.
또 흡연 시간의 경우 사업장 내 흡연실이나 같은 건물 1층 등 근무장소와 가까운 곳에서 하는 경우 상급·관리자의 지시에 노출돼있는 만큼 근무시간에 포함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