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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아 사랑한다"…대구지하철참사, 13년 전 잊지 못할 그날

김민정 기자I 2016.02.18 11:38:05

"미안하다. 가방이랑 신발 못 전하겠어. 돈가스도 해주려고 했는데… 내 딸아 사랑한다"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대구 지하철 참사 13주기를 맞아 온라인에 추모의 물결일 일고 있다.

대구 지하철 참사는 2003년 2월 18일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서 방화로 이어난 화제다.

이날 오전 9시 52분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서 정차한 지하철 객차 안에서 정신지체장애인 김대한이 휘대발유가 든 자동차 세척용 샴푸통에 불을 붙였다. 김대한은 자신의 옷에 불이 붙자 황급히 가방을 객실 가방에 던졌고, 불길이 순식간에 번지면서 큰 불이 났다.

당시 전동차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대부분 빠져나갔지만, 맞은편에 도착한 다른 전동차에 불이 순식간에 옮겨붙으면서 참사는 시작됐다.

불이 옮겨붙자 당황한 기관사는 마스터키를 뽑은 채 대피했고, 불이 난지 모르고 앉아 있던 승객들은 전기가 차단되고 문이 굳게 닫힌 열차 안에서 희생됐다. 이에 192명이 숨졌고 151명이 부상을 당했다.

범행을 저지른 김대한은 사형을 구형받았지만 온전한 정신상태가 아니었던데다, 직접 방화한 열차에선 인명피해가 크지 않았던 점이 감안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는 진주교도소에서 복역하다가 지병으로 참사 이듬해인 2004년 8월 사망했다.

열차 출입문을 닫고 떠난 기관사는 5년형, 통제실 직원은 4년형을 받았다. 나머지 관제사에게도 각각 금고 3년형이 선고됐다.

그러나 대구 지하철 공사장과 대구 시장 등 책임자들은 책임을 피해갔고, 유족들이 지하철의 안전 문제 등 애초에 문제점이 있었음을 지적하며 격렬히 항의했지만 13년째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192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후 대구 지하철을 포함한 전국 지하철의 객차 내장재는 방염 처리됐다. 그러나 희생자 추모사업 등을 전담할 ‘공익재단 설립’은 대구시와 유족대표 등과의 뜻이 맞지 않아 여전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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