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국회 안팎에서는 KT 합산규제법 통과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날 미방위 법안소위에선 전병헌·최민희(새정연) 의원이 표 대결을 언급할 만큼 법안 통과 의지가 큰 의원이 상당수인데다, 법안심사소위원장인 조해진 의원(새누리)이 절충안으로 ‘일몰제’를 언급하는 등 통과를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점유율 3분의 1법 통과되면 어찌 되나
현재 발의된 법은 홍문종 미방위원장이 발의한 ‘전국 3분의 1점유율 제한법’과 전병헌 의원이 발의한 ‘권역별 3분의 1제한법’ 등 두 가지다. 모두 KT IPTV(올레tv)와 KT 자회사인 스카이라이프의 점유율을 합쳐 규제하는 것인데, 둘 중 하나가 통과될 경우 KT그룹은 미디어 신규가입자 모집에 제한을 받게 된다.
OTS(KT IPTV와 위성방송 결합상품) 가입자를 중복 계산했을 경우 이미 KT그룹의 시장점유율은 33.42%이지만, 둘을 중복 계산하지 않으면 27.63%여서 3년 일몰제로 할 경우 33% 제한이 돼도 가입자 모집에 심각한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케이블업계 관계자는 “KT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IPTV와 위성방송이라는 유료방송 전국사업권을 두 개 가진 기업이지만 지금까지 위성방송은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면서 “공정경쟁을 위해선 ‘일몰제’가 아닌 ‘영구규제’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KT그룹은 합산규제 자체가 유통망의 붕괴를 가져오고, 특히 경쟁회사들이 허수 가입자를 털어낸다면 KT그룹의 유료방송 점유율이 비정상적으로 치솟아 신규 가입자모집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IPTV 3사만 보면 KT가 11.7%로 다소 앞서지만 2% 내외의 초박빙 경쟁이어서, 법안 통과 시 권역별로 나뉜 열악한 케이블TV보다는 자본력이 풍부한 SK브로드밴드나 LG유플러스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절충 가능성도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년 상반기 중으로 IPTV법과 방송법 통합을 추진하면서 KT 합산규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만큼, 국회에 발의돼 있는 홍문종 의원법이나 전병헌 의원법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합산규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KT유료방송 합산규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내년 2월 이전에 △점유율제한을 대통령령으로 위임하는 안과 △점유율제한을 33%로 하되, 3년 후 일몰하는 안 중 하나를 확정해 방송법 개정안에 담을 예정이다. KT그룹으로선 내년에는 국회의원 발의법뿐 아니라, 정부발의법까지 막아야 하는 상황이고, 이는 어느 정도 절충된 안으로 타협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정부 관계자는 “국회 논의를 지켜보면서 법안 문구 성안 작업을 할 것”이라면서도 “케이블과 IPTV, 위성방송을 포함하는 규제 일원화와 규제 형평성 문제는 대통령 공약이었던 ‘유료방송 법체계일원화 및 방송통신 법체계 합리화 과제’에 포함돼 있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