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F 2011][지상중계]④루빈 "QE3 효과 의문..잘못된 신호낼수도"

박원익 기자I 2011.06.14 19:15:13

14일 로버트 루빈-사공일 대담

[이데일리 박원익 기자] 이데일리가 주최한 제2회 세계전략포럼 첫 날인 14일 로버트 루빈 전 미 재무장관이 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과 `루빈이 그리는 글로벌 경제지도`라는 기조연설 후 대담했다.

사공일: 좋은 발표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반대하는 내용은 없었는데 몇 가지 부연 설명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단기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해 말씀하실 때 상당한 리스크가 있다고 하셨는데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더딜까요?

▲ 루빈(오른쪽) 전 재무장관과 사공일 무역협회장이 대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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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빈:
네. 회복은 좀 더딜 것 같습니다. 다만 더블딥을 거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경제가 어느 정도 궤도에 들어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미국인들은 고통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업률이 9.1%인데 임시직까지 포함하면 15~16%까지도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사공일: 그러면 경기 부양책이 필요할까요? 3차 양적 완화도 거론되고 있는데요.

루빈: 어려운 질문을 하셨는데 효과적인 방법은 있지만 정치적으로 좀 어려운 문제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 달 전 발표한 내용이 적절하다고 생각되는데요, 그 내용은 진지하게 장기적인 프로그램을 구축해서 GDP 대비 부채수준이 떨어질 수 있도록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지금 통과 되더라도 효력은 2년 뒤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양적 완화에 대한 것은 주제를 조금 간소화시킬 수 있을 듯 합니다. 사실 아이디어는 좋은데 경기부양책을 통해서 더 많은 결과를 나을 수도 있지만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재정적자의 폭이 커질 우려도 있구요. QE3에 대해 얘기하자면 현재 10년 만기 채권이 3%인데 정확히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사공일: 앞서 말씀하셨듯이 미국은 GDP 70%가 소비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대외 수요도 일본 경기 둔화, 유럽 불안정 등으로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미국 경제가 어떻게 더블딥을 피할 수 있을까요? 수요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지?

루빈: 네, 미국 1분기 성장률 1.8%였다고 기억합니다. 성장을 향한 원만한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93년도가 그랬는데요 효과적인 정책이 수행됐었습니다. 효과적인 정책을 통해서 기업 수요가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책 투자가 이끄는 수요가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사공일: 루비니가 오늘 3차 양적 완화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 지?

루빈: 의견이 다른 사람도 있습니다. 장기적 전망으로 보자면 미국 경제에 긍정적 요인이 더 있습니다.

사공일: 한 가지 언급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요. 청중도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미 달러화는 상당기간 기축통화 역할을 할 것이지만 일부에서는 달러화가 지위를 상실할 것이란 견해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과거 영국 파운드화를 보더라도 기축통화가 지위를 상실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달러화의 역할과 관련한 견해가 궁금합니다.

루빈: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제가 얼마 전 아시아 한 중앙은행 총재와 만났었는데 달러화에 대한 우려를 얘기하시더군요. 그래서 어떻게 하시겠냐고 물었더니 달러, 유로, 엔화보다는 바스켓제를 선호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바스켓에 뭘 담을까 물었더니 결국 달러 유로 엔이더군요. 제 견해가 틀릴 수도 있겠지만 공통의 환율과 금리를 가진 단일 통화는 별도의 국가들이 모여서 유지하기가 힘든 것입니다. 유럽 각국들이 주권을 표기하고 공통의 입장을 표현하긴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공일: 미국이 젊은 것은 이민정책 때문입니다. 거기에서 미국의 힘이 나오는 것이고요. 그런데 경기 침체와 실업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이민을 줄이는 방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루빈: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미국과 유럽의 차이는 이민자가 미국에 가면 미국사람이 되지만 유럽에서는 따로따로 생활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미국은 힘이 되는 것이죠. 미국은 이민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저도 할머니 할아버지가 러시아인입니다. 미국의 이민정책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이민 부분에서는 개방적인 정책을 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공일: 2009년에 이런 얘기가 있었습니다. 미국인 50%가 이민자들이 줄었으면 좋겠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번엔 다른 문제로 넘어가 보죠. 국제 정치 시스템의 효율성에 대한 강조는 안 해 주셨는데 글로벌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 공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부에선 G7이나 G20이 아닌 G0(제로)란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극이 없는 체제에서 저희가 살고 있기 때문에 거버넌스를 강화시켜야 되는 얘기입니다. 작년에 한국은 G20 체제를 강화하려는 노력을 했고 국제사회가 독단적으로 살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루빈: 네 맞습니다. 저도 한국이 G20 정상회의를 주최하기 전에 한국에 방문했었습니다. 그러나 말은 쉽지만 실천하긴 어렵습니다. 사실 우리는 위원회 안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없습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 지구온난화 등 해야 할 일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IMF나 세계은행 국제 기구 이외에도 다른 기구들이 더 많이 설립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동시에 각 나라들은 주권을 양보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사공일: 단기적으로 낙관적인 견해를 저도 갖고 있습니다. 새로운 글로벌 거버넌스도 긍정적인 요인이구요. 국가들로 하여금 조율하도록 강제할 수 없지만은 서로 간에 작용하는 피어 프레셔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개적으로 다른 글로벌 정상들과 약속을 한 바가 있으니 자국에서 다른 정책을 시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G20 체제가 효과적인 것은 바로 이런 피어 프레셔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린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지만 시간이 제한돼 세션을 마무리 해야 할 듯 합니다. 청중 중에 질문이나 코멘트 있으면 1분 정도만 받겠습니다.

청중: ……

루빈: 우리가 다 모든 문제를 풀었나 보군요 (웃음)

사공일: 한 가지 더. 세계화와 소득 불균형에 대해 말씀해 주셨지만 세계화로 인한 소득 불균형이 강화됐다는 잘못된 견해가 있습니다.

루빈: 세계화와 소득 불균형, 그 두 가지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말하진 않았습니다. 사실 이것은 모든 산업국가에 적용되는 얘기인데 미국 국민 중 상당수가 임금정체 상황에서 최상층 극소수는 세계화 과정에서 소득 불균형이 심화됐습니다.

사공일: 네. 세계화는 기술변화와 관련된 것이지 소득 불균형의 원인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소득불균형 해결을 위해서 교육에 대한 투자 이런 것들이 더 필요한 게 아닌가요

루빈: 네 동의합니다. 미국 정치인들도 그렇게 얘기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교육에 대한 투자 그것만으로는 안될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빈부격차를 해결하려면 더 많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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