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외교부가 공개한 비밀해제 외교문서에 따르면 강신성 주소말리아 대사 등 우리 국민 7명은 1990년 12월 소말리아 반정부군이 수도 모가디슈로 진격하면서 치안 부재 상태가 되자 1월 인근 국가로 피난하겠다고 외무부에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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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대사는 그곳에서 공항으로 피신온 김용수 북한대사 등 북측 인사 14명을 만나 사연을 듣고 공동대피를 제안했다. 당시 북한 대사관은 무장강도 침입으로 약탈당한 상황이었다.
문서에는 한국 관저에서 남북 외교관과 그 가족이 함께 1박 한 내용도 자세히 기술됐다. 식품을 양측이 공평히 나눠 쓰고, 정치적 이야기는 최대한 삼간다는 원칙을 정했다는 내용도 문서에 담겼다.
다음날 남북한 인원 21명이 이탈리아 대사관으로 향했는데 대사관 3백 미터 지점에 도착했을 때 군인들의 집중 사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북한 한상렬 씨가 총을 맞았지만 초인적인 힘으로 1분간 운전해 대사관에 도착했다. 북한 이창일 서기관은 태극기를 흔들면서 우리가 외교관이라는 것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강 대사는 전보에서 “(한씨는) 피격 당시 치명상이었으므로 핸들을 놓았더라면 차량이 전복되면서 전 대열이 수라장에 빠져 모두 총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컸었다”며 “동인의 초인적인 사명감에 감복한 소직은 그 후 매일 아침저녁 묘를 찾아 경배하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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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된 원문은 외교사료관 내 열람실에서 볼 수 있고 이달 말부터는 온라인으로도 정보 청구, 열람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