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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내주 96조 규모 증세·지출삭감안 발표 전망

김상윤 기자I 2022.11.07 13:01:35

트러스표 '소득세율 인하, 배당세 감면' 철회
복지수당·보조금 물가 연동방안도 재검토
재무부 장관 "향후 올 경제충격 대비해야"
"가장 넓은 어깨 가진 사람이 큰짐 들어야"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영국이 다음주 600억 파운드(95조7900억원) 규모의 증세·지출삭감이 담긴 예산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6일(현지시간) 밝혔다.

가디언은 재무부 내 소식통을 인용해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이 오는 17일 발표하는 예산안에는 최소 350억 파운드의 증세, 250억파운드 규모의 지출 삭감 등이 담길 것이라고 보도했다. 헌트 장관은 이같은 내용을 7일 오전 재정분석 및 재정준칙 감시기구인 예산정책처(OBR)에 제출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소득세 기본세율 인하, 배당세 감면을 철회하는 내용도 담길 예정이다.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 (사진=AFP)
재무부는 아울러 △사회복지에 따른 수당과 보조금을 물가상승률에 연동해 인상하는 방안 △연금을 물가상승률, 평균 임금상승률, 2.5% 가운데 높은 수치에 맞춰 매년 인상률을 조정하는 ‘트리플 록’(Triple lock) 원칙 변경 여부는 수일 내 결정할 예정이다. 보수당 의원들은 이미 트리플 록을 해제하고 혜택을 임금 상승률과 연계하자는 제안 등에 대해서 반발하고 있다.

소식통은 “증세, 지출 삭감 계획은 추정치이고,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헌트 장관이 전체 직원회의에서 최소 500억~600억 파운드 규모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증세·지출삭감 규모는 400억 파운드로 추산되는 재정 부족분보다 많다. 가디언은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지난주 금리 인상으로 영국 경제가 1930년대 대불황 이후 가장 긴 불황에 내몰릴 것이라고 전망한 이후에 규모가 더욱 커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헌트 장관은 이번 조치로 향후 영국에 올 경제 충격에 대비할 충분한 여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이같은 안이 최종 확정되면 5만270파운드 이상을 버는 고소득층이 세금을 더 내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현재 연금저축에 대해 40%의 세금 감면을 받고 있다. 또 부동산 임대인이나 사업자들은 보조금과 수당이 감소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헌트 장관은 앞서 “‘가장 넓은 어깨를 가진 사람들이 가장 큰 짐을 들어야 한다’는 원칙으로 예산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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