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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삼성전자(005930) 의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부진에 빠진 중국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묘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총수 부재 속에 처음 열리는 회의에서 중국 시장을 총괄하는 권계현 부사장의 대응 전략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26일 삼성전자는 세트(완제품, IM·CE부문)와 부품(DS부문)으로 각각 나눠 국내 본사 주요 임원과 해외법인장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마케팅 현황과 전략 실행상황을 점검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오전 7시30분부터 시작한 회의는 하루 종일 진행되며, 27일까지 이틀간 이어진다.
이 자리에서는 △갤럭시S8 판매 현황과 갤럭시노트8 출시 준비 △QLED TV를 비롯한 고급형 가전 제품 전략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영업 현황 등이 집중 논의된다. 이 행사는 해마다 두 차례(6월, 12월)씩 진행해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상반기 회의에서는 생산법인보다는 주로 판매법인 위주로 참가해 현황을 점검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총괄 권계현 부사장 발표에 이목 집중
이번 회의에서 특히 관심이 쏠리는 인물은 중국을 총괄하는 권계현 부사장이다. 2015년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권 부사장은 서울대 법학과와 에든버러대학교 국제법무학 석사과정을 졸업했으며, 그동안 해외홍보 그룹장, 글로벌마케팅실 소속 스포츠마케팅 그룹장 등을 거친 ‘국제통’이다. 2011년부터 동남아시아와 서남아시아 등 아시아 신흥 시장을 주로 맡아왔다. 지난 3월 초 중국법인에서 무선사업부 총괄에 임명되면서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을 회복시키는 임무를 맡았다.
특히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발화사건 당시 중국 시장이 1차 리콜 국가에서 누락되고, 여기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이 겹치며 악화된 삼성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 제고를 이끌어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5%에 머물렀다. 화웨이, 오포, 비보 등 현지 업체에 밀린 상황이다.
권 부사장은 중국 특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생산기지 9곳과 7개의 연구개발(R&D) 센터, 디자인센터 등의 운영 방안과 현지 유통망 현황, 그리고 점유율 상승을 위한 대안 등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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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자리에서 맞이하는 첫 전략회의
권 부사장과 마찬가지로 지난달 진행된 임원인사에서 새로 자리를 맡거나 승진한 다른 해외법인장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시 인사에서 세트 부문에서는 중남미총괄 김정환 전무와 서남아총괄 홍현칠 전무가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이상철(동남아)·명성완(중동) 부사장이 각각 새로운 임지로 자리를 옮겼다. DS 부문에서는 한재수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영업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미주총괄을 맡았다.
이들 또한 인사 이후 처음으로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 등 각 부문장에게 해당 현황을 보고한다. 이번 회의는 생산보다는 판매 쪽에 더 비중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인사 대상자가 신흥시장 총괄인 만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속에 현지에서 삼성전자 제품의 점유율을 계속 확대하면서 고급형 제품 수요를 발굴하는 방안을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갤럭시노트7 논란과 총수 부재로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다잡고, 다시 핵심역량에 집중하며 마케팅 전략을 재정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전략회의는) 내부적으로 진행하는 일상적인 행사로, 특별한 전략을 새로 도출하는 것은 아니다"며 “현장에 대한 점검과 소통을 위한 것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