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3급인 김모(45)씨는 지난 2011년부터 5년간 서울 은평구의 한 중식당에서 주방보조로 하루 16시간 이상 일을 했다. 주인인 차모(48)씨는 그에게 온갖 허드렛일을 시키고 월 평균 100만원의 급여만 지불했다. 이마저도 김씨의 양어머니인 김모(59)씨가 빼돌려 개인생활비로 써버렸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주인 차씨를, 횡령 혐의로 양어머니 김씨를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
이철성 경찰청장이 취임 후 첫번째 중점과제로 ‘갑질횡포 근절’을 제시하면서 경찰은 총 2069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지난 9월부터 100일간의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다. 경찰청 수사국은 지난 9월 한달간 갑질행위 불법행위 총 1289건을 적발, 1702명을 검거하고 69명을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갑질 가해자의 절반 이상은 40~50대 남성이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유형별로는 이른바 블랙컨슈머(악성 민원인)가 769건(59%)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블랙컨슈머는 9월 한달간 829명 붙잡혔다. 이들은 소비자의 지위를 악용해 사업주 및 종업원에게 폭행과 상해(64%), 업무방해(24.9%), 재물손괴(6.6%), 갈취·협박(3%) 등을 저질렀다.
이어 △직장·단체 내 금품착취와 폭행 등 불법행위 150건(28.8%) △직장·학교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범죄 86건(16.5%) △사내 근로자 임금 착취·원청업체 기술탈취 등 불공정 거래행위 30건(5.8%) △거래관계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하청업체 리베이트 등 19건(3.7%) 등이다. 또 사이비 기자 갈취 17건(3.3%)과 권력형·토착형 공직비리 16건(3.1%)도 있다.
갑질횡포 가해자로는 중년 남성이 가장 많았다.
가해자 중 남성은 89.6%로 여성(10.4%)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50대(29.8%), 40대(27.2%), 30대(18.3%), 60대(12.1%), 20대(8.8%) 순서다. 직업별로는 무직자가 23.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자영업자(19.7%), 회사원(17.5%), 일용직 근로자(6.6%), 교원(2.9%), 공무원(2.1%) 등이다.
피해자의 경우 여성이 32.5%를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50대(26.2%)와 40대(22.6%)가 많았고 10~20대(22.2%)와 30대(16.1%)가 뒤를 이었다. 10대와 20대 피해자 150명 중 87명이 성범죄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 직업을 보면 자영업자(25%)가 가장 많았다. 이어 회사원(19.8%), 종업원(11.5%), 학생(8.2%), 일용직 노동자(5.2%) 등의 순서다.
박진우 경찰청 수사국장은 “갑질횡포가 음성적으로 발생하는 특성상 경찰 단속과 함께 적극적인 신고와 제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피해자와 피해자 주변인들이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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