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방보험만 참여…교보생명 막판 불참선언
소수지분은 매각 대상 132% 물량 접수 '매각 성공'
職 걸겠다던 신제윤 금융위원장 책임론 불가피
이순우 행장 연임에도 적신호
[이데일리 김경은 나원식 기자] 12조 8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은행 민영화가 네번째 시도도 실패로 끝났다. 우리은행 민영화 성사는 정부의 금융 지배구조에 대한 보신주의적 행태 및 경영권 프리미엄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예금보험공사는 28일 오후 5시 우리은행 민영화의 핵심인 경영권 지분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 결과 중국 안방보험만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해 유찰됐다고 밝혔다. 소수지분 매각은 매각 대상 지분(17.98%, 1억2160만주) 물량의 132%인 23.76% 물량이 접수돼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으며 내달 4일 낙찰자를 발표한다.
당초 유력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던 교보생명은 이날 예비입찰 마감 직전 “우리은행 지분인수 타당성에 대해 해외공동투자자 및 컨설팅사와 검토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점이 제기됨에 따라 이번 인수 참여를 유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통상 우리은행과 같은 빅딜의 경우 어느 정도 인수 후보군이 정해진 다음에 예비입찰이 진행되기 때문에 이번 매각 무산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특히 금융당국은 이미 교보생명의 인수전 참여를 부정적으로 판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교보생명의 대주주가 신창재 회장 개인이기 때문에 입찰 참여에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경영권 매각 무산으로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4월 취임하면서 “직을 걸고 우리금융 민영화를 완성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후 정부는 우리은행 지분 가운데 경영권 지분 30%와 나머지 26.97%를 따로 매각하는 투트랙(two track) 방식을 내놓은 뒤 매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결국 우리금융 민영화의 핵심인 경영권 지분 매각에 실패하게 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 매각은 산업자본의 우리은행 인수를 가능케하거나 정부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하지 않는한 풀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적자금위원회는 일단 매각 무산 후폭풍을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경영권 지분 30%에 대한 매각 방안을 내달 초 다시 논의한다. 금융권에서는 경영권 일괄 매각 실패 후유증에 따라 대상 지분을 쪼개파는 방식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소수지분 본입찰에는 우리사주조합 및 한화생명 등 재무적 투자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수지분 매각 대상 주식은 콜옵션 행사를 통해 추후 낙찰자에게 매각될 주식(60,800,689주)을 포함할 경우 26.97%에 해당한다.
소수지분은 희망수량경쟁입찰방식을 처음으로 도입해 입찰을 진행했다. 희망수량경쟁입찰은 매입희망 주식과 주당가격을 제시, 정부가 희망하는 예정매각가격을 상회하는 가격을 제시한 입찰 중 높은 주당 가격 순으로 물량을 배정하는 방식이다.
낙찰자는 인수주식 1주당 0.5주를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받으며, 콜옵션은 우리은행 주식 취득 후 곧바로 분리 및 양도가 가능하다. 행사가격은 기준주가와 기준주가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행사기간은 주식매각일로부터 1년이 경과한 날부터 3년이 되는 날까지다.
우리은행 민영화 실패에 따라 현 이순우 우리은행장의 연임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27일 우리은행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는 첫 간담회를 갖고 차기 행장 선임 방식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
행추위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 성사 여부가 이 행장의 연임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건 불가피하다”며 “이날 입찰에 유효경쟁이 성립해 민영화 과정이 진행됐더라면 새로운 행장을 선임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입찰 결과 유효경쟁이 성립했다면 이 행장의 연임이 유력했다는 말이다.
우리은행 행추위는 내달 2일 또는 3일쯤 행장 후보 면접 대상자를 2~3명가량 추천해 5일 심층면접을 진행해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이어 12월 9일 임시이사회 의결을 거쳐 이순우 행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12월 30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