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그린스 지분 5%를 소유한 투자자들은 지난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비공개 모임을 갖고 스위스 소재 영국 제약회사 알리앙스 부츠 인수를 활용해 세금 기반을 유럽으로 재배치하라고 경영진을 상대로 로비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를 통해 본사를 유럽으로 옮긴다면 월그린스의 미국내 세금 지출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법인세율은 39.2%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월그린스는 미국 50개 주와 푸에르토리코, 버진아일랜드, 괌 등에서 약 87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722억달러에 달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와 헤지펀드 자나파트너스, 코벡스, 오치지프 등으로 구성된 투자자그룹의 본사 재배치 요구를 월그린스가 거절한 이후 이번 만남이 추진됐다. 월그린스의 그레그 와슨 최고경영자(CEO)와 웨이드 미켈론 최고재무책임자(CFO), 알리앙스 부츠의 스테파노 페시나 회장이 참석해 투자자그룹과 머리를 맞댔고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UBS 애널리스트들은 지난달 투자노트에서 “월그린스는 세제혜택 등을 감안해 37.5%의 세율을 적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스위스에 자리한 알리앙스 부츠는 20%에 불과하다”며 “세금도치(tax inversion)를 통해 주당 순이익을 75% 상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월그린스 경영진은 정치적 리스크 때문에 당장 결정하는 것을 주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드러난 미국 기업들의 세금 회피 전략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팽배한 만큼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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